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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총리 내외 주최 오찬 답사 ― 1999. 9. 16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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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총리 내외 주최 오찬 답사 ― 1999. 9. 16

개혁에서 협력으로 이어지는 한·호주의 경제

로버트 존 카 뉴사우스웨일스주 총리 내외분과 두 나라 경제인 여러분!

두 나라의 경제협력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여러분과 함께 논의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건설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대화가 우리 두 나라 경제협력을 보다 심화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나는 우리 두 나라의 협력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한국이 어느 나라와도 협력할 수 있는 나라로 변모하고 있음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한국은 1997년 밀어닥친 경제위기의 높은 파고를 개혁과 개방의 힘으로 이겨내 오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국정지표로 삼고 금융과 기업·노동·공공부문에 걸친 4대 구조개혁을 과감하게 그리고 빠르게 추진해 왔습니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과제는 역시 재벌개혁입니다만 이 또한 흔들림 없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경영투명성 제고, 상호지급보증 해소, 재무구조 개선, 업종 전문화와 경영진의 책임 강화 등 5대 원칙을 추진해 왔습니다.

우리 한국이 추진한 개방노력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다소 폐쇄적인 한국 경제를 개방체제로 변화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개방체제 아래서 경쟁해야만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활기찬 성장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외국인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부동산과 증권 및 채권시장을 대폭 개방했고, 외국인 투자촉진법도 제정했습니다. 외국인투자의 가장 적극적인 형태인 공격적 M&A(인수·합병)도 허용했습니다. 이와 같은 과감한 개혁과 개방으로 한국 경제는 경제위기의 늪에서 벗어났습니다.

가용외환보유고가 위기 당시 39억 달러에서 현재 640억 달러라는 사상 최고의 수준에 이르렀고,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마이너스 5.8%에서 올해 상반기의 경우 7.3%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습니다. 환율도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물가와 금리도 안정세에 있습니다.

한국 경제의 커다란 불안요인 중의 하나였던 높은 실업률도 올 봄을 정점으로 크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나는 한국 경제의 회복에 따라 위기의식이 해이해지고 개혁의 추진력이 약화되지 않을까 하는 국제사회 일부의 우려를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개혁과 개방은 한국 경제의 생사가 걸려 있는 문제입니다. 한국 경제가 살아나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개혁과 개방은 필수적입니다. 한국 정부의 개혁추진력이 약화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입니다.

한국은 위기극복 과정에서 호주로부터 두 가지 큰 신세를 졌습니다. 그 첫번째가 바로 금융지원에 대한 든든한 약속이었습니다. 1997년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에 직면했을 때 호주는 2선자금으로 1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나는 그 지원 약속에 마음깊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둘째는 호주의 개혁경험으로부터 얻은 교훈입니다. 특히 규제개혁과 금융개혁은 우리 한국에게 더없이 좋은 모범사례였습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호주는 우리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기업의 과잉중복투자, 무분별한 부동산 투기, 감당하기 힘든 부실채권, 규제위주의 정부정책, 노사대립 등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주는 스스로 개혁의 수술대에 올라갔고, 획기적인 규제철폐와 공기업 민영화, 그리고 은행과 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했습니다.

이렇듯 과감하고 자발적인 개혁으로 호주는 아시아 위기로부터 타격을 받기는커녕 지난해와 올해 4%대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경험은 우리에게 큰 배움을 주었습니다.

친애하는 두 나라 경제인 여러분!

이처럼 한국과 호주가 함께 겪은 경제위기와 개혁의 경험은 우리 두 나라가 서로의 경제를 보다 잘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공통의 경험을 토대로 미래에 대한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협력은 개혁과 개방으로 우리 두 나라가 얻은 번영과 발전의 기회를 더욱 확대해 줄 것입니다. 우리 두 나라의 경제협력은 기본적으로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호주는 원자재와 첨단기술이 풍부하고 한국은 인력과 산업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보완성으로 한국은 1960년대 이후 호주의 주요 수출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두 나라 경제협력의 첫번째 방향은 바로 이러한 상호보완성을 더욱 강화하는 것입니다.

호주는 생명공학 및 환경기술,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한 에너지 관련기술 등 첨단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은 자동차·전자 등 제조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두 나라가 가진 서로의 장점을 바탕으로 협력을 강화해야만 서로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호보완적인 분야에서의 기술협력과 인적 교류, 물적 자본의 결합이 더욱 확대돼야 합니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하고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것을 희망합니다. 나아가 한·호주 민간기업 사이의 제휴를 바탕으로 제3국 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하는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모색되어지기를 기대합니다.

한·호주 경제협력의 두번째 방향은 투자와 교역에 있어서 확대균형을 이루는 것입니다. 경제위기 이후 두 나라의 협력관계는 더욱 돈독해지고 있습니다. 위기 이전 한국은 호주의 네번째 교역국이었으나 지금은 3위로 올라섰고, 호주도 한국의 일곱 번째 교역국에서 여섯번째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호주가 한국의 세번째 무역적자국임을 감안한다면 교역에 있어서 확대균형을 이루는 것이 두 나라 경제협력의 발전가능성을 더욱 크게 해줄 것으로 믿습니다.

투자분야에서도 협력확대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높은 구매력을 지닌 동북아의 관문입니다. 튼튼한 산업기술 기반과 세계수준의 고급인력, 그리고 높은 수준의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비추어볼 때 충분히 투자매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관광분야에서 우리 두 나라 사이에 관련 시설투자 유치를 위한 사절단 교환 등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호주 경제인 여러분의 큰 관심을 요청합니다.

경제협력의 세번째 방향은 우리 두 나라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견국가로서 이 지역의 발전과 번영에 함께 공헌하자는 것입니다. 아·태 지역 내의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경제규범을 정착시키는 데 있어 우리 두 나라의 협력은 매우 필요합니다. 선진국만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개도국을 포함한 중견국가들의 입장과 이해도 반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런 차원에서 WTO(세계무역기구) 뉴라운드 협상을 포함하여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의 발전방향에 대해 우리 두 나라가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한·호주 경제인 여러분!

나의 이번 호주방문이 우리 두 나라 경제협력의 확대 발전을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나는 위기를 이겨낸 한국 경제가 호주 경제인 여러분께 새로운 경제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경제위기와 그 극복경험으로 말미암아 우리 두 나라가 보다 성숙하고 깊이있는 협력의 파트너로 성장할 전기가 마련되었기 때문입니다.

민간 경협위는 지난 1979년 이래 기업인간의 교류 활성화뿐만 아니라 교역과 투자를 늘리는 데에도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 두 나라 경제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는 데 한·호 민간경제협력위원회의 큰 역할을 기대합니다.

나는 오늘 열리는 민간 경협위가 두 나라의 협력 분위기를 더욱 발전시켜 주기를 기대합니다. 나아가 양국 기업인 사이에 많은 건설적인 협력방안이 모색되고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한국 경제에 대한 호주 경제인 여러분의 애정과 관심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