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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차 한·뉴질랜드 경제협력위원회 오찬 연설 ― 1999. 9. 14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929  

제17차 한·뉴질랜드 경제협력위원회 오찬 연설 ― 1999. 9. 14

새천년을 맞는 한·뉴질랜드 경제협력 방향

마이클 스테판 위원장님과 조해형 위원장님,

그리고 한국과 뉴질랜드 두 나라의 경제인 여러분!

한국과 뉴질랜드 사이에 공동번영의 공감대를 만들고 공동이익을 모색하고 있는 제17차 한·뉴 경제협력위원회와 자리를 함께 하게 된 것을 참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 이 자리를 계기로 보다 넓게, 그리고 보다 깊이 있게 두 나라 경제인이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그리하여 두 나라가 서로에 대한 협력을 바탕으로 더 큰 발전과 번영을 위한 기회를 얻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뉴질랜드 경제인 여러분!

한국은 지난 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이라는 국정지표 아래 과감한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금융·기업·노동·공공부문에서 추진된 구조개혁은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하나는 비경쟁적이고 비효율적인 요소를 없앰으로써 나라 전체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국제수준에 걸맞은 경제제도와 관행을 새로이 정착시킴으로써 세계와 함께 하는 한국 경제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표 아래 한국은 지난 1년 반 동안 외국인투자에 대해 과감한 개방조치를 취함으로써 폐쇄적인 한국의 이미지를 씻어 냈습니다. 이미 외국인에 의한 공격적 M&A를 허용했으며, 토지시장도 사실상 완전히 개방했습니다.

그 결과 작년 한 해 89억 달러의 외국인투자가 이뤄졌고, 올해에는 150억 달러 유치를 목표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 목표는 달성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미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투자 기업에 대해서도 한국 기업과 똑같이 대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투자여건이 잘 구비된 나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혁과 개방조치를 통해 한국 경제는 빠른 속도로 재도약의 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생산과 투자의 급속한 회복에 힘입어 올 상반기 한국 경제는 7.3%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그리하여 외환위기를 겪었던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모범적이라는 국제사회의 평가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평가에 감사드리며 큰 용기와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한·뉴 경제인 여러분!

세계는 치열한 경제적 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국가나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이 매겨지고 국가간의 경쟁력 순위가 정해지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조 달러를 넘는 자본들이 이윤을 쫓아 사실상 거의 제한없이 국경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기업간에는 냉전시대를 무색케 하는 산업정보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방위적으로 치열한 경제전쟁시대가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같은 총성 없는 전쟁에서 어느 누구도 파멸하지 않고 도리어 크게 번영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그것은 국가간의 경제협력입니다. 당당하게 경쟁하되 오로지 경쟁일변도로 치닫지 말아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자유무역을 바탕으로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구촌의 이웃으로서 공동의 이익과 번영을 모색하는 협력이 함께 추구될 때 공동번영은 현실로 다가설 것입니다.

21세기를 앞두고 경제협력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첫째, 세계화된 경제체제 아래서 어느 한 나라의 경제적 위기는 다른 나라의 경제적 어려움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우리가 겪은 아시아 위기가 그 대표적인 예일 것입니다. 아시아 위기로 말미암아 뉴질랜드까지도 교역감소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을 되새겨 봐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위기재발을 막기 위한 협력에도 열심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뉴질랜드가 위기를 당한 우리 한국에 2선자금으로 1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해 준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제협력이 강조되는 두번째 이유는 경제협력을 통해서 각국이 더 큰 발전과 번영의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하나의 기업이 한 나라 안의 노동력과 자원, 기술, 유통망을 가지고 사업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가장 값싸고 가장 양질의 생산요소를 결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세계는 이미 기업간의 제휴, 제3의 시장 공동진출 등 다양한 방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뉴 경제인 여러분!

우리 두 나라는 1962년 정식으로 국교가 수립된 이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시켜 왔습니다. 1990년대에 들어서서는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과 WTO(세계무역기구) 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통해 아·태 지역의 발전과 번영을 함께 추구해 왔습니다.

경제협력 분야에 있어서 한국은 뉴질랜드에 대해서 주로 공산품을 수출하고 임산물과 농산물을 수입하는 상호보완적인 협력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 두 나라의 교역은 7억 달러에 이름으로써 최근 10년 동안 두 배 넘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두 나라는 그러한 협력수준에 만족할 수 없습니다. 두 나라의 경제규모나 성장잠재력, 그리고 경제적 역동성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는 더 한층 협력할 수 있는 길을 적극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 큰 역할이 오늘 이 자리를 함께 한 여러분에게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두 나라 경제협력의 첫번째 방향은 미래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입니다. 특히 뉴질랜드의 경우 선진낙농국가로서 미래산업의 하나인 생명공학에 큰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 역시 생명공학 분야를 미래전략산업으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우리 두 나라가 선의의 경쟁과 함께 협력해 나간다면 세계 최고수준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식기반 경제시대를 맞아 정보통신, 벤처기업, 문화·관광산업에 있어서도 인적자원의 교류 등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과학기술면에서 뉴질랜드의 선진기술과 우리의 제조기술을 접목시키는 산업기술협력 사업의 추진이 절실합니다. 중소기업 기술인력의 교류와 연수를 비롯하여 상호 기술이전 등이 추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뉴질랜드는 관광산업의 비중이 높고 그 노하우도 많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두 나라 사이에 관광시설 투자유치를 위한 사절단 교환 등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한·뉴 경제협력의 두번째 방향은 우리 두 나라의 상호보완성을 보다 확대, 강화하는 것입니다. 우리 두 나라의 서로 다른 산업구조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한국의 2차산업과 뉴질랜드의 1차산업을 효과적으로 결합하면 엄청난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상호보완성을 극대화하는 데 바로 여러분의 지혜와 노력이 절대 필요합니다.

나는 계절적인 상호보완성을 극대화한 뉴질랜드의 세계적인 키위 유통회사인 ‘제스프리’와 한국의 참다래영농조합 사이에 이루어진 소위 ‘키위동맹’을 관심있게 지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속담에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과 뉴질랜드는 키위 생산시기가 달라 한국으로서는 ‘제스프리’의 유통망을 활용함으로써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고, 뉴질랜드의 ‘제스프리’는 명실상부한 사계절 마케팅을 완성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나는 이처럼 훌륭하고 효과적인 아이디어가 보다 많이 나와 속도감 있게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경제협력의 세번째 방향은 다자간 무대에서의 협력입니다. 뉴질랜드는 관세철폐를 APEC 회원국들의 최종시한인 2010년보다 무려 4년이나 앞당겨서 2006년까지 완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 역시 역내 무역자유화와 투자자유화를 촉구해 왔으며, 동시에 우리 스스로도 과감하고 빠른 속도로 개방해 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 연장선에서 뉴질랜드의 ASEM(아시아·유럽 정상회의) 가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두 나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역내협력을 보다 가속화하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뉴질랜드는 시장경제원칙과 개방정책에 모범적인 국가입니다. 여기에 행정개혁으로 신뢰성 높고 효율적인 정책추진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뉴질랜드의 경험이 아·태 지역의 번영과 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자랑 같습니다만 우리 한국 역시 위기극복에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 위기극복의 경험을 경제개혁과 발전전략을 모색하는 역내 모든 국가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제적으로 평가받는 두 나라의 개혁 경험을 역내에 확산시킴으로써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뉴 두 나라 경제인 여러분!

나의 뉴질랜드 방문이 우리 두 나라의 경제협력을 심화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특히 지난 1978년 이후 두 나라 경제협력을 지탱해 온 민간 경제협력위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게 됩니다.

우리 두 나라의 발전과 번영은 바로 여러분의 어깨에 걸려 있습니다. 여러분이 좋은 아이디어와 열정적 추진력을 가지고 두 나라 경제협력을 보다 알차게 만들어 가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논의될 협력방안과 개별적 투자 및 교역상담이 구체화되어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결실이 맺어지기를 희망합니다. 나 역시 두 나라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심화시키는 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21세기 세계경제 속에 한·뉴 두 나라의 경제인 여러분이 굳게 손잡고 발전과 번영의 길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