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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양추진위원회 민간위원 위촉장 수여식 말씀 ― 1999. 8. 30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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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양추진위원회 민간위원 위촉장 수여식 말씀 ― 1999. 8. 30

진정한 지방분권화의 길

지방자치는 필수불가결한 민주주의의 기간(基幹)입니다. 지방자치는 형식적으로 선거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방에서 마땅히 다루어야 할 권한이라든가, 임무를 지방에 제대로 넘겨 주는 것이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명실상부한 지방자치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자치 없는 민주주의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미국의 역사를 보더라도 독립 이전에 거의 1백년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도 만일 자유당 정권 때인 1950년대에 시작했던 지방자치를 자유당이 자기네 편의에 의해서 폐지하지 않았으면 지금 우리나라는 훨씬 더 튼튼한 정치적 기반, 민주발전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4·19가 나는 1960년의 어려운 시기에도 장면 정권은 지방자치선거를 해서 도지사·시장은 물론 읍장·면장까지 직선하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보는 철저한 지방자치를 했습니다. 그것이 5·16으로 중단되어 버렸습니다. 참으로 가장 애석한 것 중에 하나가 그것이었습니다.

저는 국회에서 1960년대부터 지방자치를 위해서 싸웠습니다. 국회에서 수없이 이것을 가지고 투쟁을 했지만 성과를 못 얻었다가 마침내 1989년 말에 지방자치를 실시하기로 당시 노태우 정권과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 1월에 3당 합당을 하게 되면서 이것을 다시 안 하게 된 것입니다. 법은 만들어 놓고 법을 시행하지 않는 그러한 불법행위를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방자치 실시를 요구하면서 12일 동안 단식을 해서 마침내 지방자치를 실시하겠다는 답을 받아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의회만 하고 그 다음에 오늘날과 같이 지방자치를 실시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동안에도 김영삼 정권 때까지 몇번 지방자치 단체장의 직선제를 중단하려고 한 것을 여러분은 아실 것입니다. 국민과 야당의 힘에 의해서 이것이 저지되어 지방자치가 명맥을 유지하고 마침내 작년 선거를 통해서 확고하게 뿌리를 내렸습니다.

이런 것을 생각할 때 우리가 자유당 때 하던 지방자치, 민주당이 다시 시작했던 지방자치, 그것이 오늘날과 같이 30~40년을 해 왔다면 지금 우리의 지방자치는 훨씬 더 튼튼해졌을 것이고 또 많은 권한이 지방에 이양되었을 것입니다.

지방자치는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권한이 지방에 제대로 이양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국가기능이 능률적으로 운영되고 부패가 줄어들고 또 지방발전이 고르게 이루어지게 됩니다.

정부의 권한을 지방에 이양한 것을 보면 미국이 50%, 일본이 40%, 프랑스가 30%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20%에 머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여러분께서 하실 일은 비율도 중요하지만 중앙정부의 업무 중에 무엇을 넘기는 것이 가장 타당한가, 그리고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의 형편으로 이것을 어떻게 잘 소화시킬 수 있는가, 이런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정부는 권한을 넘겨도 너무 할 일이 많습니다. 지금 정보화시대, 지식산업시대를 만드는 데 있어서 정보 인프라의 구축이라든가 지식기반을 만드는 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또한 인권을 신장시키는 일도 이제 적극적으로 해 나가야 합니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을 육성시키는 일이 지금 얼마나 중요한가, 우리 국운을 좌우하는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고통받고 소외된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노동자라든가, 사무원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을 새로운 신지식인으로 교육을 시켜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더 많은 소득을 얻고, 더 질 좋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가야 합니다.

국제적으로는 세계화시대에 적응해서 세계 속에서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면서 우리 국가를 세계 일류국가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경제에 있어서도 재벌·금융·공공·노동 부문 등 개혁을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국제투자를 이끌어냄으로써 우리 기업의 투명성, 경영능력의 향상, 국제시장의 확대, 그리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문제들도 있습니다. 정부는 지방에 권한을 아무리 넘겨 주어도 우리가 다 못할 정도로 일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땅히 넘겨 주어야 할 그런 권한을 붙들고 있을 생각은 없는 것입니다.

다만 최근의 지방자치 하는 것을 보면 장점도 많지만 자치단체장들이 우선 자기 선거를 의식해서 도처에서 큰 행사를 하려고 하고 큰 프로젝트를 하려고 해서 재원도 생각하지 않고 또 성공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고 벌이는 일이 참 많습니다.

좋은 것도 우리가 잘 소화하면서 해나가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냥 지방에 넘겨 주는 것만 한다면 정부가 뚝뚝 잘라서 주면 됩니다. 그러나 어느 것을 먼저 주고, 어느 정도 단계적으로 줄 것인가, 이런 것을 아주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을 효율적으로 해 나갈 수 있도록 이 분야의 권위자이신 여러분의 지원이 아주 필요한 것입니다.

이 일이 대단히 막중합니다. 우리가 오랜 중앙집권의 타성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지방분권의 시대로 가기 위해 우리 역사상 처음 시도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길을 마련해야 한다는 책임을 통감하시고 여러분이 후일에 내가 그 일을 맡아서 우리나라의 지방자치 발전, 국가발전을 위해서 정말 후회 없는 공헌을 했다고 말씀할 수 있도록 많이 수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으로서 지방자치 발전에 대한 저의 확실한 소신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좋은 성과 있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