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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포럼 국제회의 축사 ― 1999. 7. 13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419  

민주주의포럼 국제회의 축사 ― 1999. 7. 13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번영과 발전의 토대

존경하는 칼 거쉬만 소장과 김달중 소장,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모여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논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된 것을 참으로 뜻깊게 생각합니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와 클린턴 대통령은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그 추진을 한국의 세종연구소와 미국의 민주주의재단에 맡겼고,오늘 시작된 ‘민주주의포럼’ 국제회의는 그 첫번째 결실입니다. 진심으로 축하해 마지않습니다.

저는 평생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약속해 준다고 확신해 왔습니다. 자유와 인권, 평화와 번영이라는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 주는 소중한 가치들을 온국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길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건전한 시장경제를 정착시키는 것 뿐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거 한국을 이끌었던 많은 사람들은 그 길을 벗어나거나 등한시해 왔고, 그 결과는 불행스러운 것이었습니다. ‘한강의 기적’이라고까지 평가되었던 고도성장의 이면에 정경유착과 관치금융이 남겨 놓은 큰 상처가 남김없이 드러났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도 덩치만 컸지 세계수준의 경쟁력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한번의 과오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세계와의 무한경쟁에서 이겨 낼 수 있는 개혁의 방향을 세울 수 있었고, 그대로 실천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경제난 극복과정은 정권의 민주성과 정통성 여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세계에 확인시켜 주었다”는 국제사회의 평가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본철학이 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더욱 발전시켜 내일의 더 나은 전진을 기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민주주의는 국민 개개인의 인권보장과 함께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 그리고 정보획득의 자유를 보장하는 유일무이한 체제입니다. 그런 가운데 국민 개개인은 자신의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함으로써 경제적 발전과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도 시장경제는 반드시 보호되고 발전시켜야 할 가치입니다. 공정한 시장경제질서 아래서만이 국민은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고 또 그럼으로써 민주체제의 안정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21세기 지식중심의 새로운 시대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도 개인의 창의력과 개성발현을 보장하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가장 보편타당한 가치로 인정받아야 할 것입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건전한 복지제도가 수반할 때 그 완성을 이룩하게 됩니다. 시장경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부의 불균형 분배는 많은 사람을 소외시킵니다. 이는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여기에 대한 해답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까지 서구사회에서 해온 것 같은 시혜적이고 비생산적인 복지제도로서는 경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일하는 사람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게 됩니다.

이제부터 복지제도는 인간개발과 평생교육, 자립 지원 등을 통해 실업자나 노동 가능한 노인과 장애인, 그리고 소상인들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자립의 터전을 마련해 나가도록 도와야 합니다. 나는 이를 생산적 복지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와 더불어 우리가 나아가야 할 3대 원칙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의 이러한 소중한 철학과 경험, 교훈과 새로운 비전을 아시아 각국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다음 세기에는 아시아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큰 뿌리를 내릴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된 이번 국제회의를 통해 우리는 각자의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교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아시아에서 발전되어 온 민주적인 전통도 검토되어야 하고, 그 발전방향도 모색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시아가 겪을 수밖에 없었던 경제위기의 원인과 그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도 연구되어야 합니다. 사회적 약자 보호를 비롯한 인간의 기본권과 복지를 위한 효과적인 방안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보호하고 확대할 수 있는 연대의 틀도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국제회의에 참석한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이 오랫동안 연구해 온 성과들과 그 실천경험들이 다음 세기 아시아가 걸어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빛나는 혜안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아울러 저는 이번 국제회의를 통해 아시아의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어느 철인은 “만일 신이 국민이라면 그들의 정부는 민주적일 것이다. 그러나 그같은 완전한 정부는 인간을 위해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만 저는 인간을 위한 민주정부, 그리고 인간을 위한 민주주의가 가능하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 역사적이고 존엄한 의무가 이 자리를 함께 한 우리 모두의 어깨에 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민주주의포럼 국제회의’가 큰 성과를 얻고 앞으로 실천방안을 확립하고 아시아 각국이 지표로 삼을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관계자들의 노고를 충심으로 치하드리며, 여러분 모두의 앞날에 평화와 행복이 항상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