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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사회로 가는 열린 대화 ― 1999. 6. 23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506  

지식사회로 가는 열린 대화 ― 1999. 6. 23

세계 일류국가를 향한 다짐

지금 우리가 열심히 일하면 되었지, 왜 신지식인 이야기를 하는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가 살아갈 21세기는 지금까지 살아 온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세상은 눈에 보이는 물질, 돈이라든가, 노동이라든가, 자원이라든가, 이런 것이 경제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그것도 경제에 필요하지만 그것은 2차적이고, 머리에 있는 지식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어떻게 창출하느냐, 어떻게 고부가가치를 만들고, 어떻게 효율을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합니다.

또 어떻게 속도를 빠르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 것을 해내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그런 나라가 앞으로는 세계의 일류국가가 됩니다.

중국이 15~16세기까지는 서구보다 선진국가였습니다. 그러나 18세기부터 시작된 산업혁명에 뒤처져서 한때 반식민지까지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 새로운 시대, 지식정보화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지금 일류국가도 삼류국가로 뒤처지고, 또 반대로 삼류국가도 일류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증거로는 미국의 GM이라든가, Ford라든가, AT&T라든가, 거대한 기업들이 있고, 부자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불과 20년 전에 대학교를 중퇴한 빌 게이츠라는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정보산업을 발전시켜서 지금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습니다. 약 400억 달러를 가지고 있는 부자예요. 순식간에 그렇게 되었습니다.

일본에 우리 교포 손정의 씨가 있습니다. 만나 보면 키도 자그마하고 얼굴도 곱상하게 생긴 아주 젊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일본 최고의 부자입니다. 미쓰비시와 같은 대기업의 대주주를 제치고 일본 최고의 부자예요. 순전히 머리 하나로 그렇게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런 세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재벌들이 있고, 누가 부자고 하지만, 신지식인들이 이렇게 해나가면 앞으로 고소득자 랭킹이 당장 바뀌는 시대가 곧 옵니다.

그런 세상이 되었는데, 신지식을 안 하고 우리끼리만 해서 그전대로 살 수 있느냐,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이제는 WTO체제하에서 국경이 없는 시대입니다. 우리도 마음대로 세계에 나가서 투자하고, 장사할 수 있고, 세계도 마음대로 우리나라에 올 수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 경쟁이에요. 이제는 국내 경쟁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1등을 해야 됩니다.

이제부터는 우리가 세계적인 1등품을 많이 생산해서 외국에 팔고 우리가 못만드는 남의 1등품을 사다가 소비자에게 주느냐, 이것입니다. 국산품 애용이 반드시 애국이 아닙니다. 이제부터 세계에서 2등품밖에 안되는 것은 쓰레기지 물건이 아니에요. 이렇게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21세기는 지식정보화시대인 동시에, 세계화시대입니다. 경제가 하나의 세계권 속에서 움직이게 되는 이런 시대에서 이겨 나가려면 우리도 세계에서 가장 좋고 가장 싼 물건, 가장 좋고 가장 싼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됩니다. 그렇게 안하면 뒤처지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그런 것을 만들어 내는 신지식인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강원도 산골에서 옥수수 농사 짓는 분도 세계의 옥수수 농장하고 경쟁해야 되고, 부천 뒷골목에서 구멍가게 하는 아주머니도 세계의 슈퍼마켓하고 경쟁해야 됩니다. 세계와 경쟁해야지 우리 국내 경쟁이 기준이 아닙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이제는 돈도 중요하고, 노동력도 중요하고, 원자재도 중요하지만, 머리를 써서 고부가가치, 고효율을 낼 수 있는 그런 아이디어를 만드는 신지식인이 되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신지식인은 누구나 될 수 있어요. 가정주부도 될 수 있고, 노동자도 될 수 있고, 농민도 될 수 있고, 학교 선생님도 될 수 있고, 여기에 있는 분들이 다 그런 경우 아닙니까?

가정주부도 남편이 가져 오는 월급으로 어떻게 하면 가족들을 잘 먹이고, 집안을 잘 가꾸고, 나머지는 저축을 하고, 또 그 저축을 어떻게 하면 이자를 더 늘리고, 이런 것을 머리 써 가면서 하면 신지식인이에요. 이처럼 신지식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신지식인이 되는 세상, 4,500만이 모두 신지식인이 되어야 우리나라에 미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아낌없이 신지식인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고, 그런 분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요즘 벤처기업에 대해서 정부가 자꾸 투자하고 지원해 주는 이유가 바로 그런 데 있는 것입니다.

여기 오신 여러분은 정말 21세기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나라가 세계 일류국가가 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더욱 열심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우리가 두 가지를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세계와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가지는 나라가 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나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그냥 덮어놓고 주먹구구식으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조건이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21세기는 한국 사람이나 이탈리아 사람에게 제일 적합한 세기라는 말을 합니다.

우리가 중국문화권에 속하는 입장인데, 중국의 문화에 대해서 세 가지 반응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중국 북방의 만족들입니다. 이 만족들은 중국에 쳐들어와서 약탈만 하고 문화에는 관심도 안 가졌습니다. 그런 종족들은 다 소멸해 버렸어요.

두번째는 만주족입니다. 중국에 쳐들어가서 중국을 지배하고, 청나라를 세웠습니다. 그래서 270여년 동안 중국에 청나라 왕조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중국 문화를 받아들여 그것을 자기 것으로 재창조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270년 동안 통치하고 나니까 모두 중국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만주족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2000년 동안 중국으로부터 온갖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면을 받아들였어요. 그러나 중국과는 엄연히 다른 7천만의 민족이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중국 문화를 받아들이되, 내것으로 재창조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렇게 문화의 창조능력이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불교를 6세기경부터 받아들였는데, 그것을 우리의 해동불교로 발전시켰습니다. 원효대사의 좥대승기신론소좦라든가, 좥금강삼매경론좦이라든가, 혹은 많은 불교미술이라든가, 건축이라든가, 우리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또 유교도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성리학을 받아들였는데, 결국 조선유학으로 발전시켰습니다. 고려 말엽의 정몽주·이색, 그리고 조선왕조로 내려오면서 정도전, 혹은 서화담·기대승·이퇴계·이율곡, 이런 분들이 중국의 주자학을 우리 것으로 심화시키고 발전시켰습니다. 오늘날 이퇴계의 유교학문은 세계 20개국에서 연구하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남의 문화를 받아들여도 내것으로 재창조하니까 중국화가 안되었던 것입니다. 이런 창조력을 가진 민족은 세계사를 돌아보아도 우리뿐입니다.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국민, 여기에다가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가지고 있는 국민, 이 두 가지를 접목하면 우리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일류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 우리가 거대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이 널려 있습니다. 중국이 있고 러시아가 있습니다. 중국은 13억의 시장이고, 러시아의 시베리아 쪽은 세계 최대의 자원을 우리에게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일본은 가장 부자입니다. 미국은 가장 큰 시장입니다. 이것이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조선왕조 말엽에 제국주의자가 우리 한반도를 대륙과 해양의 다리로서 차지하려고 할 때는 이런 지정학적 조건이 아주 우리에게 나빴습니다. 서로 우리를 지배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일본한테 당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러한 제국주의시대는 끝나 버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바로 앞에 우리의 시장들이 있는 것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싣고 오는 것보다 우리가 훨씬 더 모든 점에서 유리합니다. 우리는 주변에 4대국이라는 거대한 시장, 물건도 팔 수 있고, 투자도 할 수 있고, 그쪽 투자도 받아들일 수 있고, 자원도 가져 올 수 있는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식기반사회를 만들어 세계에서 제일 좋고 제일 싼 물건, 세계에서 제일 좋고 제일 싼 서비스를 만들면 이 거대한 시장에 재빨리 가서 장사도 할 수 있고, 투자도 할 수 있습니다.

농업을 보더라도 일본은 세계에서 최대의 농산품 수입국가입니다. 우리 농민들이 짓고 있는 농사가 결코 이제는 사양산업도 아니고, 낙후산업도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 조상들로부터 받은 전통으로 보나, 능력으로 보나, 그리고 지정학적 여건으로 보나 우리가 지식기반사회를 만들어서 수많은 신지식인들이 우수한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게만 된다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21세기 세계 일류국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21세기의 미래는 창창합니다. 다만 신지식인들이 지금보다도 10배, 20배, 100배 많은 새로운 제품을 창출해 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여러분의 두 어깨에 달려 있습니다.

여러분의 건투를 빌어 마지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