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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창설 제50주년 기념 메시지 ― 1999. 4. 10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813  

해병대 창설 제50주년 기념 메시지 ― 1999. 4. 10

국민의 방패다운 자랑스러운 해병

해병대 창설 5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1949년 창설 당시 380명으로 출발한 우리의 해병대는 이제 2만 7,000여명의 세계 최강의 최정예군으로 성장했습니다.

선배 해병 전우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된 ‘무적해병’, ‘상승해병’의 전통을 지켜 오고 있는 사령관 이갑진 장군과 해병 장병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고를 진심으로 치하하고 격려하고자 합니다.

우리 해병이 한국전쟁과 월남전, 그리고 대간첩작전을 통해 쌓아 올린 혁혁한 전공은 국민의 방패다운 자랑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그 고귀한 희생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창설 50주년을 맞아 ‘국민과 함께’ 하려는 해병대의 노력을 참으로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사랑과 존경 속에서 성장한 군보다 강한 군대는 있을 수 없습니다. 불굴의 해병정신을 배우려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여 어떤 상황에서도 부여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믿음직한 해병이 되어 주기를 기대합니다.

해병대의 영원한 발전과 70만 해병대 예비역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새천년준비위원 위촉장 수여 및 오찬 말씀 ― 1999. 4. 12

새천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식개혁

여러분께서 이번에 새천년을 앞두고 우리의 운명을 생각하는 막중한 대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새천년준비위원회 여러분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과연 새천년이라는 것이 정말로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다음 1백년이라면 모르겠지만 천년을 두고 우리가 생각한다는 것이 의미있는 일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그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유럽을 보면 기원 1세기부터 10세기 무렵까지 약 1천년 동안은 그리스·로마 문명이 일어나 한참 지배하다가 기독교와 손잡아 그리스 문명 속에 기독교가 정신적 구심점이 되었고, 결국 북상을 해서 야만지대였던 유럽대륙 일대를 기독교 문명으로 변화시킨 시대가 아니었는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비잔틴 문명이 정교회라는 이름 아래 러시아에 들어간 것도 10세기 경입니다. 10세기는 그렇게 주로 기독교 문명이 일어나는 과정을 밟아 갔습니다.

제2의 천년, 소위 오늘날 2천년까지 1천년경부터 2천년까지 약 1천년 동안에는 많은 분야에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과학분야에서 지동설이 일어났고 르네상스가 문화분야에서 일어났고, 또 종교분야에서 종교혁명이 일어났고, 정치분야에서 영국의 명예혁명이 일어났고, 그리고 마침내 18세기 말에 산업혁명이 일어나서 산업사회를 만들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천년이라는 것이 상당히 의미가 컸다고 생각됩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에서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1세기 무렵 한나라가 일어나서 유교를 국교로 삼아서 중앙집권국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당나라에 와서 불교가 성황해서 유교·불교·도교가 모두 어울려서 사상의 다양성이 크게 꽃피었습니다. 그리고 아랍이라든가, 이런 곳의 문명도 받아들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음 천년, 송나라가 일어서고 북방 만족들이 내려오고, 원나라 몽고족이 나라를 세우고 그 다음에 아주 보수적인 명나라가 일어섰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또 만주족이 들어와서 청나라를 세워 근 300년을 지배했습니다. 2,000년 중에 후반 천년은 약 500년 정도를 북방 만족들이 지배하는 가운데 문화는 정체하고 과거에 당나라 때 보였던 다양성은 없어지고 유교 하나로 통일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다가 결국 근대화를 이룩하지 못하고 마침내는 서구사회에 의해서 수모를 당하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아시다시피 1세기 때에 고구려·백제·신라가 일어나 삼국이 정립하다가 7세기에 신라가 통일을 해서 상당히 융성한 문화를 이룩했습니다. 신라에서는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화랑도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유교·불교·선도 등이 다양하게 어울려서 문화와 사상을 발전시켰습니다.

10세기 이후에는 고려가 들어서서 불교가 중심이 되고, 조선에 들어서는 유교가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사상이 단일화되는 과정에서 중앙집권체제가 강화되어 지방의 발전이 저해되고 결국 후반 천년을 큰 발전 없이 정체 속에서 끌어 오다 마침내 일제의 외침을 받고 국권까지 잃은 상태가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과거를 돌아볼 때 천년이라는 것이 결코 요원한 것도 아니고 비현실적인 것도 아니며, 결국 첫번 한세기의 자리를 잘못 잡아 놓으면 나머지 천년 동안 나라가 어떻게 된다는 것을 동·서 양쪽에서 모두 배울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새로운 천년, 21세기는 내가 설명할 것도 없이 산업사회가 종말을 고하고 눈에 보이는 물질, 즉 하드웨어가 지배하던 사회로부터 눈에 안 보이는 지식, 즉 소프트웨어가 지배하는 지식·정보·문화·관광 시대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에 어떤 전문가가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정보사회도 영원한 것이 아니고 산업혁명은 200년에 걸쳐서 서서히 발전했지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인터넷 혁명이라는 것이 너무도 빨리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20~30년이면 끝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급속히 발전되는 물결을 타지 못하면 민족이나 국가는 낙오한다, 심지어 미국 같은 데서는 인터넷의 영향을 받아 현재 있는 기업들의 반은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눈부신 격변이 하루에도 숨 한번 쉬면 하나 변하는 정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 사람들이 참으로 변화를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내가 지난번에 정보통신부 장관한테도 그런 말을 하니까 정보통신부 장관도 긍정을 하면서 참 큰 문제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너무도 급격한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니까 현실 외면의 길로 나가서 여러가지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들, 폭력이라든가, 마약이라든가, 섹스라든가, 여러가지 무관심이라든가 등등의 길로 나갈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런 점에 있어서 우리가 국민들에게 앞으로의 천년, 앞으로의 1세기가 가는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해 주고 우리가 아무리 힘들더라도 이것을 넘고 극복하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파멸되고 말고 후손들에게 나라를 제대로 넘겨 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이야기해 주어서 국민들이 다시 한번 결심을 가다듬고 새천년에 대응하는 자세를 갖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새천년의 문제는 구체적으로 정보화가 어떻고 지식산업이 어떻고 우주항공이라든가, 생명공학이라든가, 해양산업이라든가 등등 그런 문제보다는 결국 국민들이 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 즉 의식개혁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거기에 우리가 나아갈 미래상이 구체적으로 합치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 위원이 되신 분들은 적게는 당장 우리 국민들에 대해서 방향을 제시하는 동시에 크게는 앞으로 천년의 미래를 내다보는 길을 열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열어 준다고 그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한번 바른 방향으로 가기 시작하면 우리의 후계자들도 그 방향으로 나갈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두려워하지 말고 변화에 도전해 응전하면서 지식·정보 이런 방향으로 지식기반사회를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지고 있고 타고난 문화적 전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많은 문화를 배웠지만 그 모든 것을 우리 것으로 재창조했습니다. 중국에서 불교를 받아들여 해동불교로 재창조했고, 유교를 받아들여 조선유학으로 발전시켰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중국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해낼 수 있다고 봅니다. 해낼 수 있는 세계의 민족 중에 뚜렷한 능력을 가진 민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국민들의 지식과 문화의 전통을 잘 활용해서 자신과 용기를 가지고 미래에 대응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국민에게 주고, 방향을 바르게 가르쳐 주고, 그리고 같이 토론하는 이런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 있어 여러분께서 각별한 사명감을 가지시고 임무를 잘 수행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