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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 제55기 졸업 및 임관식 연설 ― 1999. 3. 8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438  

육군사관학교 제55기 졸업 및 임관식 연설 ― 1999. 3. 8

육군은 국가 방위의 최후 보루

친애하는 육군사관학교 제55기 졸업생 여러분!

대한민국 국군의 신임장교로 첫발을 내딛는 여러분의 졸업과 임관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렇게 늠름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니 참으로 믿음직스럽고 마음 든든하기 그지없습니다.

여러분의 영광된 오늘이 있기까지 디딤돌이 되어 준 육군사관학교장 오남영 장군을 비롯한 교수와 훈육관, 그리고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 주신 학부모 여러분께 치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건군 이래 반세기 동안 온갖 역경 속에서도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피땀을 아끼지 않았던 육사인들의 뜨거운 애국충정에 깊은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졸업생과 국군 장병 여러분!

‘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6·25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경제위기를 이겨내려고 온국민은 땀과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힘을 모았습니다. 깊고 어두운 밤일수록 더욱 그 빛을 발하는 별처럼, 국난의 한가운데서 보여준 국민적 저력은 참으로 경이적인 것이었습니다.

520억 달러를 넘는 외환보유고는 사상 최대의 성과였습니다. 또한 무역수지 흑자와 외국인투자 규모도 사상 최고를 기록하였습니다. IMF 빚도 되갚기 시작했습니다. 나라를 파국 직전까지 몰고 왔던 외환위기는 그렇게 극복되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이처럼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빠른 기간 내에 위기를 이겨나가는 데는 그 무엇보다 안보를 튼튼히 해준 우리 군의 헌신과 노력이 참으로 컸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환란으로 나라가 위난에 처한 상황에서 안보마저 불안했다면 이 나라가 어찌 되었겠습니까?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는 국가안보를 굳건한 반석 위에 올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안보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한·미간의 혈맹관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나와 미국 클린턴 대통령의 상호방문을 통한 두 나라간의 안보협력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억제를 위한 안전판이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민·관·군이 하나 된 총력안보태세를 확립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 힘으로 우리는 수차에 걸친 북한의 대남침투와 도발행위를 효과적으로 격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작년 수재와 태풍피해를 당한 국민에 대한 군의 헌신적인 봉사로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군의 정치적 중립과 공정한 인사, 신상필벌의 관리로 우리 군은 국민의 정부와 함께 국민의 군대로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의 대북 3대 원칙에 바탕을 둔 대북 포용정책은 주변 4대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큰 지지 위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튼튼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국토방위에 전념해 온 국군 장병 여러분의 우국충정과 헌신봉사가 있었기에 우리의 국가안보는 흔들림 없이 수호될 수 있었습니다. 나는 군의 최고 통수권자로서 이 자리를 빌려 국군 장병 여러분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졸업생과 국군 장병 여러분!

올해 역시 국가안보에 있어서 추호의 방심이나 한치의 허점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 땅에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이나 위기상황이 조성되는 것을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올해는 작년 한 해 우리가 만난을 무릅쓰고 쌓아올린 개혁의 기틀 위에 재도약과 번영의 발판을 기필코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튼튼한 안보의 뒷받침 없이 어떻게 4대 개혁을 완수하고 경제를 재건하며,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고 제2의 건국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북한은 심각성이 더해가는 식량난과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소위 ‘강성대국 건설’의 기치 아래 미사일 발사, 지하 의혹시설 건설, 대남침투력 증강 등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4자 회담과 북·미간 대화의 진전, 장성급 회담의 재개, 그리고 금강산 개방과 일부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한 북한 헌법에서 보듯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는 단호하고도 철저히 대비하는 동시에, 저들의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적극 포용하여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특히 튼튼하고 강력한 안보태세로 북한으로 하여금 그 어떤 무력도발도 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오직 우리와 화해하고 협력하는 길만이 북한이 안심하고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고 민족이 함께 번영하는 길임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나는 이와 같은 ‘강력한 안보태세와 적극적 화해·협력의 병행’만이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시키는 길이라고 확신하는 바입니다.

졸업생과 국군 장병 여러분!

우리의 안보태세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긴밀해진 한·미 동맹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져 대북 전쟁억제력을 한층 강화해야 합니다. 지금 한·미간의 안보협력관계는 더없이 완벽합니다. 나는 이와 같은 양국 공조체제를 보다 항구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가일층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둘째, 북한의 어떠한 침투도발행위도 단숨에 격퇴할 수 있는 민·군 일체의 강력한 방위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전쟁을 최대한도로 억제하되, 유사시에는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의 우위를 견지해야 합니다.

셋째, 내실있는 국방개혁으로 ‘작지만 강한 군대’를 육성해 나가야 합니다. 군의 경영혁신을 통해 저비용·고효율의 국방운영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첨단 미래전에 대비하는 과학화와 정보화는 물론 공정한 인사와 철저한 훈련, 그리고 장병들의 복지증진을 통해 사기충천하는 강력한 정예국군을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육군은 전쟁의 마지막 승패를 좌우하는 국가방위의 최후 보루이며, 우리 군의 주력입니다.

오늘 임관하는 육사 졸업생 여러분 모두는 국민의 사랑과 신뢰 속에 미래를 앞장서 준비해 가는 대한민국 국군의 강력한 향도가 되어 주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국군 장병 여러분,

그리고 졸업생 여러분!

나는 튼튼한 안보태세와 국제사회의 협조 위에 남북이 함께 화해·협력의 새시대를 열어가는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반세기 동안 지속되어온 전쟁의 공포로부터 7천만 민족을 해방시키고, 남북이 공존공영하며 민족의 발전을 추구해 가는 확고한 기틀을 다져 나갈 것입니다. 그런 나에게 여러분의 애국충정과 멸사봉공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국민을 하늘같이 섬기며 선배들이 피흘려 지켜 온 조국강토와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든든한 수호자가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이제 조국방위의 최일선으로 나아가는 신임장교 여러분의 무운장구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