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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내외신 기자회견 ― 1999. 2. 24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937  

취임 1주년 내외신 기자회견 ― 1999. 2. 24

놀라운 용기와 애국심, 그리고 헌신적인 노력

서두말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시는 언론계 여러분!

지난 1년 동안 국민 여러분께서는 정말 놀라운 용기와 애국심, 그리고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이 나라의 국난을 극복해 왔습니다. 작년 이맘때 우리가 가졌던 그 절망적인 사태는 이제 극복되고, 우리는 파국의 위기를 일단 모면한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성원해 주신 덕택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무역흑자를 확대시키고, 4대 개혁을 차질없이 진행시켜 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두가 ‘하면 된다, 우리에게는 어떠한 난관도 극복할 역량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에도 우리는 그러한 우리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조금도 방심하지 말고 개혁을 추진해 나가면 경제가 반드시 올해부터 되살아날 것이며, 내년부터는 정상적으로 승승장구 발전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저는 지난 1년간 국민 여러분에게 참으로 어려운 고통을 요구했고, 국민 여러분께서는 이를 잘 감내하고 극복해 주셨습니다.

저는 두 가지 점에서 우리 국민에게 자랑스러운 결과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우리가 6·25 이후 최대의 국난을 ‘우리가 단결해서 나아가면 못할 일이 없다’는 우리 자신의 역량을 다시 한번 확인한 사실입니다. 이러한 자신이야말로 21세기에 우리가 동북아시아의 중심국가, 세계의 선진국가 대열에 나갈 수 있는 원천이 되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우리는 전세계로부터 우리 한국에 대한, 우리 국민에 대한 기대 이상의 높은 평가와 찬양을 받았습니다. 작년 외환위기가 왔을 때 세계는 우리에 대해서 걱정하는 눈초리, 또는 약간 빈정대는 그러한 언사로 “한국은 이제 큰일났구나, 희망이 있을 것인가” 하는 여론이 팽배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가 한결같이 한국에 대해서 “한국은 다르다. 한국인은 정말 놀라운 사람들이다”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요르단 국왕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돌아오신 김종필 총리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한결같이 “한국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빨리 극복했느냐, 한국 국민은 정말 훌륭한 국민이다, 우리도 한국에서 좀 배우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모든 것이 장밋빛이고, 모든 것이 자랑스러운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는 올해에 극복해야 할 문제, 또 극복하지 못하면 작년 1년 동안의 성과가 허사가 될 수 있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실업문제는 뭐라고 해도 우리의 최대 과제가 되었습니다. 지금 실업의 고통을 안고 있는 각 가정을 생각할 때, 한시도 마음이 편할 때가 없습니다. 이 실업문제는 그 극복도 쉽지가 않습니다. 개혁을 하면 실업이 늘어나고 개혁을 안하면 나라경제 전체가 좌절되는 모순 속에서 우리는 지금 이 문제와 씨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개혁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개혁과정에서 실업을 최대한 줄이고 사회적 안전망을 확대시켜서,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이 좌절하거나 가정이 파멸되지 않도록 최대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입니다. 또 할 수 있고 반드시 하겠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두번째는 작년부터 해온 금융·기업·공공부문·노사문제 등 4대 개혁을 금년에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서, 작년에는 마이너스 성장 속에 위기극복에 몰두했지만 금년에는 플러스 성장 속에 내년의 비약을 준비하는 그런 해를 반드시 만들어야겠습니다.

세번째는 정치의 안정과 개혁을 실현시켜야 하겠습니다. 지금 국민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첫번째는 실업이고, 두번째는 정치적 불안정인 것 같습니다.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 두 가지 문제에 있어서의 실적이 제일 좋지 않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 1년은 경제건설에 몰두했고, 정치는 정치권에서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금년에는 반드시 정치를 안정시켜야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국민의 강한 바람에 부응해서 반드시 정치를 안정시키고 국회, 선거, 정당조직 등등의 개혁을 실현시켜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또한 우리에게 가장 큰 과제는 국민적 총화단결을 이룩하는 것입니다. 작년 1년 동안 가장 불행했던 것은 일부에서 지역감정을 선동하고, 또 이런 것이 상당한 영향을 준 사실이었습니다. 지금 세계화를 지향하는 마당에 나라가 산산이 갈라져서, 도별로 갈라지고, 또 북도 남도로 갈라지고, 이런 식으로 분열되어 나간다면 우리 정치는 앞으로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것은 결국 우리의 지금까지의 모든 업적을 허사로 만드는 길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는 대통령으로서 이 문제에 있어서 작년에 최선을 다해 노력했습니다. 지역차별 없이 모든 지역의 국민을 똑같이 존경하고, 사랑하고, 인재를 고르게 등용하고, 예산은 16개 시·도 책임자와 같이 앉아서 분배하는 등 전례없는 그러한 노력을 했습니다.

이번에 아직도 지역감정의 소용돌이가 있는 가운데서도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한 일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 22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저명한 여론조사기관에서 조사한 것을 보니까 저에 대해 과분하게도 국민의 82%가 지지를 보냈습니다. 그 중에 영남지역도 70% 이상 지지가 나온 것을 보았습니다. 그동안 대통령 임무를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해 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지난번에 마산이나 구미에서 지역감정을 조장한 그러한 큰 집회들이 있었지만, 그 지방 지도층의 뜻있는 사람들이 이런 지역감정 조장을 반대했고, 또 그 후로 정국의 여론도 그러한 일에 대해서는 극히 부정적으로 나타난 사실입니다.

저는 금년 1년 동안 국민과 협력해서 국민 총단합의 길로 나가는 이 일을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종교계, 지식인, 그리고 무엇보다도 언론계 여러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계가 우리 국민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 우리가 우리끼리 싸워서 세계의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참담한 실패의 결과를 넘겨 주는 조상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저는 금년 1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정부의 모든 사람도 그러한 결심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변함없는 지원을 보내 주시면 작년에 잘했던 점은 더욱 다지고 못했던 점, 미진한 점은 각오를 새로이 가다듬어 이것을 실천함으로써 금년에 해결하겠습니다. 그리고 내년 2000년에는 우리나라가 세계 선진국가의 대열에 들어갈 수 있는, 그러한 힘을 갖춘 나라를 금년 1년 내에 반드시 만들어 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지금 일본·러시아·브라질의 경제사정 등을 감안할 때,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여러가지 문제들 때문에 많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문제에도 차질없이 대비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금년은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국민과 더불어 신중하게, 그러나 필요하면 과감하게 한반도에서의 전쟁억제와 화해·협력의 길을 열어나가는 노력을 우방과의 밀접한 협력 속에서 해나갈 생각입니다.

금년 1년에 우리들이 할 일에 대해 많은 성원이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그동안의 지원에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서, 이제부터 여러분의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질문·답변

KBS 기자 지난 1년간을 평가하시면서 미진한 부분도 있었고 앞으로 1년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틀 전 대통령께서는 국무회의 석상에서 여기 배석하신 장관들을 질책하신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당의 일부에서도 개각의 요인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달 말로 정부 부처에 대한 경영평가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개각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언제쯤 어느 폭으로 어떤 기준으로 하실 것인지요. 그리고 이와 함께 청와대 비서실 개편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도 그때 같이 하실 것인지 먼저 하실 것인지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 당장 개각을 서두를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청와대 비서실은 지금 생각으로서는 사회복지 분야가 교육과 사회문제, 의료문제, 그리고 문화와 관광문제 등 업무가 너무 과중할 뿐 아니라,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문화·관광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이것을 둘로 나눌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정부 조직에 대해서는 아직 진단이 끝나지 않았고 개편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개각을 서두를 생각이 없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조선일보 기자 대통령께서 밝히신 대북 일괄타결 구상에 대해서 질문드리겠습니다. 현재 미국이 북한과 금창리 시설문제에 대해서 협상을 진행중입니다. 당면한 현안들부터 일괄타결 구상안을 적용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일괄타결 구상이 이와는 별도의 장기적인 구상인지를 명확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일괄타결 협상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미국과 북한간의 수교인 것 같습니다. 미국과 북한간의 수교가 언제쯤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시는지, 또 언제쯤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시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일괄타결 구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그 경우의 대안도 갖고 계신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일괄타결은 양측간에 있는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타결하자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금창리 지하시설 문제도 포함됩니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 원하는 것을 북한이 수용하도록 요구하고, 또 북한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을 우리도 동시에 주는 것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한 바와 같이, 한 문제가 끝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 나서 혼란과 긴장이 계속됩니다. 우리는 1994년 제네바 협정이 체결되고 나서 이제는 남북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고 양측의 국교도 정상화되고 모든 것이 잘될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다시 금창리 지하시설 문제와 미사일 문제 등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계속적으로 긴장이 연속되고 대결이 연속됩니다.

이것은 대단히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일괄해서 이 문제를 처리하자는 것입니다. 더구나 북한은 국민여론도 찬반의 방향으로 형성되지 않고, 또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측은 매일같이 국민 여론의 비판을 받아야 되고 야당의 비판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데서 몇 년이고 남북한간의 문제를 미결상태로 계속 끌고 가거나, 하나 끝나면 또 하나 문제가 생기는 것은 우리의 현실로 보아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의 개발을 중지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일원이 되고, 그리고 남북간의 평화와 교류·협력에 의해서 한반도가 더 이상 시비거리가 없도록 북한이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우리도 북한에 대해서 그들이 원한다면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적 지원을 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활동하는 것을 도와 주어서 북한이 바라는 것을 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미국이나 일본이 북한과 수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런 문제를 일괄해서 해결하면 양측은 더 이상 시비거리가 없을 뿐 아니라, 50년 이상 계속되어 온 한반도에서의 냉전상태를 끝낼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의 냉전은 이미 끝났고 냉전의 당사자들도 화해했으며, 그 중에 하나인 소련은 이미 소멸되었는데 우리만 냉전상태에 있습니다.

그래서 일괄타결을 주장하는데, 다행히 우리의 우방국가인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이것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보조를 같이 해 북한에 대처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는 데는 많은 인내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우리의 대북정책에는 주변 4강인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전세계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제가 지난 1년 외국을 돌아보고 또 외국 손님들을 맞이하면서 정말 큰 감명을 받은 것은 전세계가 우리가 제시한 안보와 화해·협력, 소위 말하는 햇볕정책을 아주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북한에 대해서도 국제적인 큰 영향이 되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모든 대북정책은 우리가 미·일과 긴밀히 협조하고 중국이나 러시아의 협력을 얻어가면서 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안되었을 때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북한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어떠한 안보태세도 없이 그저 좋게 지내자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먼저 북한이 전쟁을 도발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으며, 만일 불행한 일이 일어나서 전쟁이 나더라도 이것을 우리가 확실히 극복할 수 있는 그러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과 합의가 잘 안되었을 때 북한은 상당한 국제적 압력을 받게 될 것이며, 국제적 원조를 얻는 데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봅니다. 우리는 그때는 또다시 국제적으로 협력해서 북한이 전쟁을 도발하지 못하도록, 그리고 마음을 바꾸어서 다시 협력의 길로 나오도록 계속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중앙일보 기자 북한 적십자사가 미전향 장기수에 대해 무조건 송환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정부도 이들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강구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들을 어떻게 처리하실 건지 말씀해 주십시오.

아울러 대통령께서는 금년에 남북관계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전망해 주십시오. 이산가족 문제에 진전이 없더라도 비료를 지원하실 용의가 있으신지도 말씀해 주십시오.

대통령 이번에 석방된 남파간첩 17명에 대해서 북한이 송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점에 있어서 북한이 인도적 입장에서 17명을 가족의 품으로 보내 주도록 요구한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우리도 북한에 있는 국군포로, 혹은 납치된 사람들이 가족의 품안에 안기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 이해해야 합니다.

양쪽이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데 한쪽만 송환하고 한쪽은 안한다면 그것은 공정하지도 않지만, 우리 국민의 여론이, 국민감정이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는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행동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에 있어서는 앞으로 북한과 우리 사이에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공정한 대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북한과는 공개 또는 비공개의 어떠한 접촉도 없습니다. 그러나 필요하면 앞으로 얼마든지 접촉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과거와 같이 정부를 제쳐놓고 하는 그러한 대북 접촉방식은 취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에 대해서 계속 대화를 주장해 왔고 제가 취임하면서도 특사교환을 주장한 바가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월 3일 당국간의 대화를 처음으로 제의하고 나왔습니다. 이것은 양측의 의견이 지금 맞아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보며, 앞으로 계속 연락하고 대화를 추진해서 남북 정부간의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식량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식량이나 비료를 지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적십자사 같은 곳을 통해서 인도적인 방법으로 하는 길도 있습니다.

우리는 상호주의 원칙을 버리지 않지만, 이것을 융통성있게 이용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 도쿄지국장 대통령께서도 아시다시피 한국의 햇볕정책에 대해서 미 의회와 행정부에서 약간의 의구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혹시 미 의회나 행정부에서 대통령의 이와 같은 햇볕정책을 지지한다고 믿고 계십니까?

대통령 우리의 햇볕정책은 그냥 일방적인 유화정책이 아니라 안보와 화해·협력을 병행하는 정책입니다. 이것은 미국이 지금까지 취해 온 정책과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북한에 대해서 보다 좀 적극적으로 개방으로 유도하는 그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정책이 지금 취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과 전쟁을 서두르는 정책을 우리 쪽에서 취해서는 안됩니다. 전쟁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봉쇄하되, 한편으로는 북한이 화해·협력에 응할 수 있는 그러한 적극적인 이니셔티브를 취해서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지난 6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클린턴 대통령에게 이 점을 충분히 설명했습니다. 미국이 소련과 했던 데탕트의 결과로 소련이 붕괴되었는데, 그 정책도 말하자면 포용정책입니다. 닉슨이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을 만나고 중국을 UN에 가입시키는 등 미국이 중국과 수교한 일련의 정책이, 그 이후 등샤오핑이 등장하고 중국이 오늘날과 같이 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일종의 포용정책이고 햇볕정책입니다.

우리는 북한에 대해서 이러한 정책이 반드시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단언하지는 않지만, 북한이 협력해 온다면 북한도 안정과 번영을 얻을 수 있고, 또 우리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클린턴 대통령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회 내에서 일부 비판이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제가 미국 의회의 지도자들에게 편지도 보냈고, 또 그 이전 6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의회연설에서도 햇볕정책의 필요성을 제시했습니다. 그때 많은 박수와 더불어 지지를 받은 일이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우리나라 국회에서 여야 사절단이 가서 미국 의회의 많은 지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했는데, 큰 이해를 얻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대화해서 대북정책에 있어서 서로 차질없이 협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작정입니다.

중국 신화사통신 서울지국장 올해 들어와서 내각제 개헌문제가 언론계에 중대한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대통령께서는 작년에 “약속을 꼭 지킬 것이다” 그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 김종필 국무총리와 두 분이 마주 앉아서 잘 의논해서 해결할 것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꼭 개헌을 실행하겠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까? 혹은 다른 방법으로 약속을 풀 수 있다는 뜻입니까?

대통령 내각제 문제는 우리 국민만 관심이 큰 줄 알았더니 중국까지도 관심이 커서 아주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약속이 되어 있다는 것을 조금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다만 실천방법에 대해서 생각할 점이 있어서 서로 생각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이 점에 있어서는 지난번에 국민과의 대화에서 이야기했습니다. 국민의 여론을 살펴가면서 김종필 총리와 이 문제에 대해 원만하게 매듭 짓겠다고 말했습니다.

YTN 기자 재벌개혁과 규제개혁에 관해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지난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통령께서는 재벌개혁을 대단히 강조하셨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방안이 있겠습니다만, 재벌의 빅딜만이 구조조정을 위한 최선의 방책인 것처럼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면 구조조정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지적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취임 2년째를 맞으신 대통령의 재벌 구조조정 방안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말씀주십시오.

두번째로 대통령께서는 21세기 지식정보산업의 육성을 특히 강조해 오셨고 올해 국정지표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제조업 개념이 아닌 새로운 지식정보산업의 육성을 위해서 규제를 추가로 풀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고 보시는지, 이에 대한 견해도 아울러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재벌개혁은 빅딜이 전부가 아닙니다. 빅딜만 하면 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재벌과 정부가 협의해서 5개 항목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기업의 투명성 보장입니다. 요즘 주주총회가 시작되었는데, 소액주주들이 지금 주주총회에서 어떻게 나오냐는 것이 각 기업들의 큰 관심거리가 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우리가 법을 고쳐서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그런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두번째는 재벌이 내부 기업끼리 상호 지급보증하는 것을 금지시켰습니다. 이것은 굉장한 개혁입니다. 과거에는 잘된 기업이 못된 기업을 보증해 주면 잘된 기업도 망하고 못된 기업은 빨리 망해야 하는데 망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전체가 잘못되게 되었는데, 이제는 그 일을 못하게 했습니다.

세번째는 재벌의 재무구조를 철저히 개선하도록 했습니다. 그야말로 마른 수건을 쥐어짜서 물을 뽑아내듯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부자 거래로 서로 적당히 봐주는 일을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그런 것을 적발해서 과징금을 물리고 있지 않습니까?

네번째는 재벌 총수들이 과거에는 아무런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았던 것을 이제는 전부 민사상, 형사상의 책임을 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섯번째는 주력기업 중심으로 개편하는 문제인데, 이것이 지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희망이 없는 기업들은 도태되고 있습니다.

기업이라는 것은 장사입니다. 장사는 돈을 벌어야 됩니다. 돈을 못버는 기업은 기업이 아닙니다. 정부의 그러한 강력한 의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경련이 자율적으로 협의해서 기업을 서로 교환하는 빅딜을 한 것입니다. 정부는 단 한건에 대해서도 어느 기업은 무슨 종목을 주고, 또 다른 기업은 무슨 종목을 주고 하는 식으로 개입한 일은 없습니다.

다만, 정부가 간섭했다면 법에 따른 금융감독기능을 발휘해서 은행들이 채권자로서 채무자인 재벌기업들의 불건전한 재무구조를 개선해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나가도록 강력히 독려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건 정부가 해야 할 권리이고 정부가 해야 할 국민에 대한 의무입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 자진해 서로 협의해서 지난해 12월 7일 대통령 앞에서 서명을 하면서 빅딜을 발표한 것입니다. 일단 정부에 약속하고 국민에게 약속했으면 이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행을 제대로 하도록 정부도 권하고 있고 은행도 강력히 감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규제의 철폐는 어떠한 벤처기업이나 새로이 시작되는 정보산업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작년 1년 동안 철저하게 규제개혁을 추진해서 1만 1,000개의 규제 중에서 약 5,000개의 규제를 철폐시켰습니다. 이것은 혁명적인 일이고, 또 이것으로 인해서 국민들이 얻는 편의, 기업이 입게 된 자유로운 활동, 외국 투자가들이 번잡한 여러가지 간섭을 피해서 투자할 수 있는 것 등 모든 면에서 아주 큰 결과를 가져 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999년에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더 한층 규제를 폐지하도록 하고, 금융·물류 등의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데 장애가 되고 있는 모든 규제를 혁파하는 동시에, 문화·관광이나 전자상거래에 대해서도 불필요한 규제는 전부 폐지하겠습니다. 금년에도 다시 민간 조사기관에 용역을 주어서라도 나머지 규제에 대해 필요없는 것은 철폐하는 노력을 진행시키겠습니다.

문화일보 기자 제2의 건국운동은 대통령께서 취임 이후에 추진해 오신 여러가지 역점 사업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 운동은 출범 초기부터 적잖은 문제점을 노출시켰고, 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켜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야당인 한나라당에서는 정치운동이라는 비난을 계속해 왔고, 특히 여당인 국민회의 내부에서도 지방 조직의 실례를 들어가며 개혁과는 거리가 먼 구 여권 인사들의 잔치라는 지적도 하고 있습니다.

좀 서운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서는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것이 바로 이 운동이라고 하는 자조 섞인 이야기마저 나옵니다. 차제에 집행기구를 포함한 모든 운동의 조직, 그리고 운동의 방향에 관해 전면 재검토할 용의는 없습니까?

대통령 제2의 건국운동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단계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있는 것은 전부 수용해서 시정할 것은 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제2의 건국운동은 결단코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되고 이용하지도 않겠습니다. 제2의 건국운동에 대해 야당이 걱정하는 그런 일은 전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운동은 실패합니다. 그리고 또 그런 것을 이용하면 정부나 여당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 제2의 건국운동을 이끌고 나가는 상부 지도층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망있고 깨끗하게 살아 온 분들이 중심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지방에 내려가면 과거 여당이나 권력에 가까이 하던 분들이 앞장서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런 것이 부분적으로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것은 중앙이 중심을 잡고 제2의 건국운동을 바르게 끌고 나가는 데 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동시에 제2의 건국운동의 취지에 찬성해서 참여한 사람에 대해 과거를 꼭 문제삼는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어느 때는 좀 잘못할 수도 있고, 그러다가 또 잘할 수도 있는 것이고, 또 잘하다가 잘못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결국에는 큰 물줄기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면 그 물줄기에 탄 모든 물체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제2의 건국운동은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갈 때, 여기에 참여한 분들이 과거에 좀 잘했건 못했건 결국 올바른 방향으로 협조해 나가지 않을 수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제2의 건국운동을 추진하는 데는 두 가지 취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과거의 부조리와 부패, 무능과 낭비, 그리고 이기주의 등등 우리가 버려야 할 부정적인 것, 또 앞날의 발전에 지장이 되는 것을 청산하는 정신혁명운동입니다.

둘째는 인류 역사상 전혀 새로운 혁명적인 시기가 될 21세기에 대처하는 데 알맞은 국민을 형성해 나가기 위한 세계화나 지식인간화, 그리고 정보화와 같은 것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것도 역시 정신혁명운동입니다.

제2의 건국운동은 구체적인 조직을 갖고 무엇을 실천해 가는 것이 아니라, 의식개혁운동이기 때문에 다른 정치적인 오해가 존립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취임 1주년을 계기로 앞으로 제2의 건국운동도 가닥을 잡아 활발히 바르게 진전될 것으로 봅니다. 그렇지만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2의 건국운동은 조직을 해서 어떤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단체가 아니라 의식개혁과 정신혁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거나 손에 쥐어지는 그러한 업적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연합뉴스 기자 모두(冒頭) 발언에서 언급하셨던 지역감정 문제에 대해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최근 있었던 검찰과 경찰의 인사에서 ‘호남은 역차별을 받는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역성을 고려한 인사였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지역감정이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는 걱정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조장하고 있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지금까지의 노력만으로는 이 문제의 해결이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 통합차원에서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어떤 특단의 대책이 있으시다면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이 문제는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꾸준히 대처해 나가면 반드시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정권이 바뀐 후 약간의 심리적인 갈등도 포함되어 있고, 또 가장 직접적인 것은 그처럼 심리적으로 공허한 점을 이용해서 정치적으로 소득을 보려는 사람들의 선동 영향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크게 볼 때, 결국 모든 사람들이 지역감정에 좌우되지는 않습니다.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이번에 영남지역에서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높이 나온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또 지난번에 마산과 구미에서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대대적인 선동이 있었습니다만, 그 지역의 지도층들도 공개적으로 지역감정을 이용하는 그러한 행태에 대해 반대한다고 설명하고 나섰습니다. 또 그 뒤의 여론을 들어 봐도 결코 잘된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그렇게까지 지역감정을 선동했지만, 그렇게 한 정당들의 지지율이 얼마나 올라갔습니까? 제가 볼 때는 오히려 내려가고 있습니다.

결국 국민은 지역감정을 갖고 국민을 분열하는 데 결코 동조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이 문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합니다. 지금 이것을 극복하지 않으면 정당이 도별로 나오게 됩니다. 북도, 남도끼리 대립한 일도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도 내의 시·군끼리도 서로 이해관계를 갖고 다투고 있는 일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자꾸만 정치하고 결부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나라가 안됩니다.

만일 우리가 지역감정을 극복하지 못하면 모처럼 되살려 가는 경제재건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우리는 비참한 3류국가로 전락할 것이며, 우리 후손들에게 정말 원망받는 조상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절대로 그렇게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저는 확고한 자신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역감정은 본시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최근 30~40년 사이의 일입니다. 우리는 통일신라시대 이래 완전히 하나로 융합이 되었습니다. 과거 자유당·민주당 때는 영남에서 호남 사람 3, 4명이 국회의원이 되고, 호남에서 영남 사람 5, 6명이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저도 그중의 한분을 밀어서 당선시켰지만, 한번도 고향이 경상도니까 못찍는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이처럼 지역감정은 최근에 일어난 일입니다. 근본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 경상도·전라도·충청도·강원도·경기도·제주도, 어느 하나 빠짐없이 똑같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천지신명을 두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모두를 사랑하고 인사를 공정히 하고 예산을 16개 시·도와 같이 논의해서 분배하고 있는데 왜 지역감정이 일어납니까? 문제는 과거 수십년 동안의 후유증이 지금 이렇게 우리를 괴롭히고 있지만, 이것은 마치 밤중에 우리를 괴롭히던 유령이나 도깨비가 새벽이 되면 전부 사라지듯이 머지않아 사라질 때가 반드시 온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대한매일 기자 여야관계에 대해서 묻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국민과의 대화에서 정국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신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야당 내의 교섭단체 구성이나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해서 여야관계가 더욱 꼬이는 감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근거를 갖고 말씀하신 것인지, 아니면 야당 내 문제는 야당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인지 밝혀 주십시오. 아울러 총재회담 성사를 위한 추가 구상을 말씀해 주십시오.

대통령 여러분의 신문보도에서 그런 말이 있다고 해서, 저도 그것을 인용한 것 뿐입니다. 그리고 저는 남의 당의 내분에 대해 큰 관심도 없고, 또 야당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이것은 형식적으로 한 말이 아니라 1년을 해 보니까 정치가 잘되려면 여당과 정부도 잘해야 하지만, 야당도 잘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작년 1년 동안 우리의 잘못도 많았지만, 저는 야당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작년에 대통령이 되었을 때 야당이 어떻게 했습니까? 오전에 의사당 앞에서 취임식을 했는데, 오후에 국무총리 인준을 하지 않고 반 년을 끌지 않았습니까? 실업예산을 2개월이나 통과시키지 않았습니다. 제가 야당에 대해서 “1년만 도와 주시오, 이 난국을 나 혼자 헤쳐 나가기가 너무 힘드니까 1년만 도와 달라, 또 솔직한 이야기로 이러한 현실에 대해서는 과거에 집권당이었던 여러분도 책임이 있지 않습니까? 1년만 도와 주시오.” 그렇게 몇 번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1년만 도와 주면 야당 의원들 영입이라든지 이런 것을 하지 않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도움을 못 받았습니다. 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 야당으로부터 거센 반대만 받아 왔습니다. 만일 그때 야당이 총리를 즉각 인준해 주고, 그리고 ‘과거에 대해서는 우리도 책임이 있으니 무엇을 도와 줄 것인가, 필요한 법령이 있으면 내놓으라, 그러면 전부 도와 주겠다, 그 대신 우리는 야당이니까 잘못하는 것은 비판할 것이고 잘못된 법령은 불신임하겠다’ 이런 식으로 나왔다면 정치도 잘 되었을 것이고, 야당도 오늘날 국민으로부터 훨씬 더 지지를 받지 않을까 하고 생각됩니다.

결국 지난 1년 동안의 그러한 소모적인 정쟁 때문에 여당도 손해 보고, 야당도 손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같이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합니다. 지금 국민이 정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에 대해 우리가 정말 두려운 마음으로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분명히 말합니다. 이제 야당을 개별적으로 빼내 오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이제는 안정의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둘째는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서 존경하고 협조하겠습니다. 야당도 책임있는 정당으로서 협력해 주시기 바라고, 우리는 모든 것을 원내에서 대화와 협력으로 풀 것입니다. 그리고 설사 이득이 된다고 하더라도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은 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도 야당이 요구하는 문제 중에서 고쳐야 할 점은 고쳐 가면서 앞으로 1년 동안은 여야가, 정말 한국은 경제만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도 제대로 한다는 말을 국제적으로 듣고, 국민들도 평가할 수 있는 그런 정치를 복원시키는 데 합심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아일보 기자 지난 1년 동안 국민을 불안케 한 여야 정쟁의 한 축은 대통령께서 총재로 계시는 국민회의입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국민의 지지로는 내년 총선에서 성공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들이 국민회의나 여권 내에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와 관련해서 영남 대표설이니, 공동 대표설이니 하는 이런 지도체제 개편론도 무성합니다. 당 체제를 어떻게 바꾸시고 어떤 분들로 지도부를 구축하실지 밝혀 주시고, 국민회의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5월에 치를 것인지, 아니면 정국여건상 연기할 수도 있을 것인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요즘 신문을 보면 국민회의 문제에 대해서 여러가지 기사가 나오는데, 그 대부분이 총재인 제가 전혀 모르는 것을 쓰고 있어서 우리나라 정치는 언론이 상당히 많이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아직 당의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의 정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 구체적인 것은 아직 생각을 못했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국민회의가 공동정권으로서의 협력체제를 강화시키고, 국민을 화합·단결시키는 여건을 성공적으로 실현시키는 가운데 정치개혁을 해야 하고, 민생해결에 최대의 역점을 두고 노력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그러한 체제가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합니다. 여기에 알맞은 체제가 무엇이겠는가를 당 내외의 의견을 수렴해서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로이터통신 서울지국장 앞에서 말씀하신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 대북정책의 일괄타결 문제에 대해 좀더 소상하게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대북 경제제재에 대해 해제 문제나 식량원조 문제, 개발에 대한 도움과 같은 구체적인 요소들이 그 일괄타결에 들어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또 정부차원에서 미전향 장기수에 대한 북한과의 협상문제나 북한 적십자가 최근 요구한 정부차원의 대화와 같은 것들이 이와 같은 일괄타결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그러한 주문이라고 느끼시는지 대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우리가 북한에 대해 요구하는 한반도 평화나 대량학살무기 제조의 중지, 또는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일원으로서의 활동 등의 문제, 이와 동시에 북한의 미·일 등과의 국교 정상화 문제나 경제협력 문제, 제재를 해제하는 문제 등등을 포함해서 북한과 우리 사이에 정상적이고 평화로운 국가로서의 관계가 성립될 수 있도록 하는 그러한 일괄타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렇게 일괄타결할 때 한반도에서 냉전의 종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여하튼 우리는 지금 북한에 대해 무엇보다도 안보와 화해·협력을 병행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괄타결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도 튼튼한 안보를 배경으로 남북 사이에 더 이상 긴장이 계속되지 않도록 미국·일본과 협력하면서 해 나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서울지국장 다음달에는 오부치 총리의 한국 방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작년 10월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일·한 관계의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번 오부치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어떤 성과가 나오기를 바라고 계십니까?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북정책은 어디에 역점을 두려고 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대통령 작년의 방일은 일본 국민과 정부의 협력에 의해서 큰 성과를 얻었습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과 일본 양국 국민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같이 협력해 나가자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일본의 지도자가 방문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오부치 총리와 이러한 양국 국민의 우호협력을 향한 분위기를 잘 활용해서 양국관계가 더 한층 긴밀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정치·경제·문화·환경·인적 교류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논의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지금 우리가 엔화 약세 등 일본 경제의 여러가지 문제 때문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데, 이처럼 우리 경제에 주는 영향을 설명하고 일본 정부의 대책에 대해서도 상당한 비중을 가지고 논의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우리가 같이 협력해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 문제, 인접국가들에 대해서 위협을 주는 그러한 문제에 대해서 이것을 중지시키는 방법이 무엇이겠는가를 비롯해서 앞에서 말한 것처럼 포괄적 대응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할 것입니다.

코리아헤럴드 기자 대통령께서도 관심을 갖고 계신 국가인권위원회 구성에 대해서 정부, 여당, 그리고 시민단체들의 의견들이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혀 주시고, 이와 관련해서 국가보안법 개정안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것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국가인권위원회 구성은 당초 법무부 안을 채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인권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하는 것도 국제적으로 별로 예가 없을 뿐 아니라 UN에서도 권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인권위원회를 관장하게 되면, 잘못하면 인권위원회가 권력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법무부도 관여 안하고 대통령도 관여하지 않는 자유로운 민간기구로 구성하는 그런 방향으로 정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관계되는 분들과 상의할 것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의 인권보장기능의 허점을 감시·보완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기구가 되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로부터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인권위원으로는 명망과 능력을 겸비한 인권 전문가들을 위촉해서 운영과 업무에 있어서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 작정입니다. 금년 중에 인권위원회가 출범하도록 서둘러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국가보안법 개정문제는 UN의 권고조항 같은 문제도 있어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와 공동여당 내에서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는 단계에 있으므로 머지않아 태도를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광주일보 기자 대통령께서는 지역감정 해소방안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있어서의 정당명부제 도입을 강력히 주장해 오고 계십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당명부제에 대한 거부반응도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대통령께서는 정당명부제 도입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보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대통령 이 문제에 있어서는 의견이 각 당마다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절대적인 문제는 우리가 다음 선거를 계기로 해서 지역대립을 종식시키는 정치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정당이 전국정당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중 하나의 방법으로서 정당명부제가 제시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반대하는 분들도 반대만 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현재와 같은 지역정당화 경향을 막고 모든 정당들이 전국정당으로 나갈 수 있는가에 대해 제안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제안이 있으면 우리는 그 제안에 대해서 기꺼이 토론하겠습니다.

문제는 정당명부식이냐, 아니냐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말씀하신 바와 같이 지역정당화를 막는 길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점에 중점을 두고 앞으로 논의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