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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미주지역 재외공관장 만찬 연설 ― 1999. 2. 22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137  

아주·미주지역 재외공관장 만찬 연설 ― 1999. 2. 22

한국을 세일즈하는 무한경쟁시대의 첨병

친애하는 공관장 여러분!

우리 외교의 최일선을 지키고 있는 공관장 여러분을 1년만에 다시 만나게 되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내일 모레면 내가 대통령에 취임한 지 꼭 1년이 됩니다. 지난 1년은 나에게는 물론 우리 국민 모두에게 참으로 힘들고 고생스러웠던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고통을 나누고 불철주야 노력한 결과 좌절과 절망의 늪에서 희망을 건져 올렸습니다.

6·25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시련 속에서 우리 국민은 자랑스럽게도 외환보유고 500억 달러, 무역수지 흑자 400억 달러, 외자유치 89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성과를 일구어 냈던 것입니다. 그 결과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모두가 우리의 대외신용등급을 투자적격 수준으로 상향조절했습니다.

이같은 성과를 거두기까지 우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는 공관장 여러분의 적극적인 활동에 힘입은 것으로 여러분의 노고를 진심으로 치하하는 바입니다.

특히 작년 미국·일본·중국·베트남과의 정상외교와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ASEAN 회의에서의 성공적인 외교활동을 뒷받침해 준 공관장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치하와 감사를 드립니다.

공관장 여러분!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는 없습니다. 당장 환란의 급한 불을 껐다고는 하지만 경제위기의 먹구름이 완전히 걷힌 것은 아닙니다. 실업의 증가, 원화가치의 상승, 수출 증가세의 협소, 그리고 여전히 불안정한 국제 금융시장 등 안팎으로 많은 불안요인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러한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지난 1년 동안 추진했던 금융·기업·노동·공공부문의 4대 개혁을 완전히 마무리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함께 조금만 더 고생하면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을 이겨내고 플러스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대원칙에 따른 총체적인 개혁과 지식기반국가 건설을 바탕으로 21세기 선진국 진입을 향해 계속 전진해야 합니다. 그 일환으로 지금 우리는 국민의식개혁을 지향하는 ‘제2의 건국운동’에 범국민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의식개혁을 통해 국민 모두를 국정개혁의 주체로 세우고자 합니다. 또한 국민 각자가 신지식인으로 거듭 태어나야 합니다. 어느 한 사람이나 어느 한 지역의 낙오도 없이 민과 관이 합심하여 21세기 선진한국을 건설해 나가야 합니다.

나는 이번 1999년도 재외공관장회의로 여러분 모두가 이같은 국가적 과업을 깊이 인식하고 새롭게 각오를 다지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공관장 여러분!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외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세계화의 파도가 거칠고, WTO체제 아래서 무한경쟁의 광풍이 거셀수록 외교의 역할과 책임은 더욱 막중해지고 있습니다.

우선은 경제통상 외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수출증대와 투자유치는 나라경제의 재건을 위한 절대적인 과제입니다.

특히 아시아와 미주지역은 우리 교역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 지역에는 우리의 주요 교역상대국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개발도상국들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한국을 세일즈하는 한국 세일즈맨’으로서 우리 기업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기업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변함없는 지지와 협력을 확보해주기 바랍니다.

북한의 간첩선 남파와 미사일 시험발사, 지하 의혹시설 건설 등 부정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흔들림 없이 대북한 포용정책을 지속하는 데 국제사회의 지지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 대북한 포용정책으로 남북고위급 정치회담 제의, 4자 회담 내 분과위 설치, 금강산 관광 실현 등 남북관계 개선에 작지만 긍정적인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해서는 희망과 경고의 메시지를 동시에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도발에는 엄중한 대가가, 협력에는 인도적 식량지원과 경제협력 강화 등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뒤따를 것임을 명백히 하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냉전구도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관계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또한 북한에 의한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제거하고, 미·북, 일·북간 관계정상화 등 안정화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확보한 안보태세를 바탕으로 한 대북 포용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때,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셋째는 다자간 안보협력체제 구축에 나서야 합니다.

동북아의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일·중·러 등 4대 강대국과의 긴밀한 안보협력이 절실합니다. 특히 미국을 중심에 둔 양자동맹의 연결망 속에서 유지되고 있는 이 지역의 안보는 역내 각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안보협의의 틀로 보완될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기본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는 4자 회담에서 다루고, 동북아 6국 대화에서는 동북아 지역의 제반 안보현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가 실현되면 우리는 주변 4강과 동등한 자격으로 역내 안보문제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드립니다.

넷째로 문화외교를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21세기 문화의 세기를 앞두고 문화상품의 수출과 관광산업의 진흥에 크게 기여해 주기 바랍니다. 이미 선진각국은 문화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관광·회의체 산업을 비롯한 문화상품 분야의 세계시장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가 40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데는 38억 달러에 이르는 관광수지 흑자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공관장을 비롯한 공관원 한사람 한사람이 우리의 문화사절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의 대외 이미지를 적극 개선하고 문화상품의 수출과 관광객 유치에 온힘을 기울여 주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공관장 여러분!

이렇듯 공관장 여러분의 어깨 위에 부여된 책무는 막중하기 그지없습니다. 특히 경제·안보 분야에서의 국제적 협력이 절실한 우리로서는 여러분에게 거는 국민적 기대가 작을 수 없습니다.

공관장 여러분의 적극적인 외교노력으로 국제사회에 새로운 ‘한국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여러분 모두와 공관원들, 그리고 그 가족들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길 기원하면서 건배를 제의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