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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홍보관 및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장 접견 말씀 ― 1999. 2. 4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785  

문화홍보관 및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장 접견 말씀 ― 1999. 2. 4

문화·관광 산업은 21세기의 기간산업

오늘은 해외에 나가서 우리나라의 실정을 알리고 문화교류를 추진하고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다시 말하면 세계 속에서 활동하는 여러분을 이렇게 만나게 되었습니다.

21세기는 한편으로는 세계화시대이고 한편으로는 지방화시대라고 봅니다. 산업혁명 이래 오랫동안 계속되었던 민족주의시대가 20세기로서 끝이 나고 21세기는 세계화시대로 가는 그런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WTO체제 하에서 경제적 국경이 없어지고 인터넷을 통해서 전세계와 순식간에 접촉하는 그런 시대를 맞아 세계 속으로 들어가고 세계를 우리 속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앞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 도처에 가서 사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고 보통의 일이 될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어떤 학자도 말을 했지만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로서 세계 속에서 문화 역량이 얼마 만큼 있느냐에 따라서 그 나라의 미래가 결정될 것입니다.

문화는 단순히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의 정서를 순화시킬 뿐만 아니라 이제는 문화산업 자체가 기간산업으로서 제철소나 조선소 못지않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관광입니다. 우리는 재작년까지 적자를 내던 관광을 작년에는 단숨에 37억 달러라는 큰 흑자를 냈습니다. 금년에도 약 40억 달러 흑자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렇게 관광흑자를 낸 것은 오로지 여러분이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홍보하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힘쓴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나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CF에 출연해서 여러분과 같이 동업자가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어느 정도 사람을 더 유치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여하간 대통령부터 나서서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리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그런 시대가 된 것만은 사실입니다.

또한 여러분이 해외에 우리나라를 알리는 노력을 충실히 함으로써 여러분이 직접 피부로 경험한 바와 같이 지금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대단히 좋아졌습니다.

한국은 국민의 애국심이 강한 나라, 금을 모아서 나라의 위기를 구한 나라, 대통령과 국민이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서 50년만에 민주화를 독자적 힘으로 성취시킨 나라, 이런 등등의 이미지가 세계에 퍼져 나아가고 있습니다. 또 제가 국제회의에 가 보더라도 특별한 대우를 받고 칭찬받은 일이 많이 있습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는 우리 국민의 힘이지만 해외에서 여러분이 잘 알린 공이 아주 컸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우리만 고립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 세계 속에서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는 그런 나라가 되지 않으면 우리는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세계에 우리를 알리고 우리의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야말로 경제적으로는 우리 상품을 팔고 관광객을 유치하고 우리의 친구를 많이 만드는 그런 결과가 됩니다.

최근에 내가 일본을 갔다왔는데 한·일 관계가 50년만에 처음으로 정상적으로 해결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문서로서 공식 사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과거를 청산하고 전후 일본이 이룩한 좋은 점을 인정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번 방일 결과 일본 사람들의 마음이 바뀌어졌습니다.

일본의 저명한 한국문제 전문가인 어떤 학자는 “김대중 방일의 가장 큰 성과는 일본 사람들의 마음이 바뀌어졌다는 사실이다” 라고 했습니다.

과거에는 우리 대통령들이 일본에 가서 일본 사람들이 쓴약을 먹듯이 우물우물 하면서 사과를 하고 나면 돌아온 바로 그 다음날에 일본 지도자 중 한 사람이 “우리가 과거에 무엇이 나빴느냐” 하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렇게 철저하게 사죄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민이 이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일본 국민들 사이에 “이제부터는 한국하고 잘 지내자”라는 민심이 돌았기 때문에 누구도 반발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런 것을 볼 때 국가의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대북정책 3대 원칙은 북한의 도발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우리도 북한을 절대 해치지 않는다, 남북은 서로 화해·협력하자는 소위 햇볕정책입니다. 이것을 지금 전세계가 지지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일본도 중국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UN 사무총장을 만났는데 스스로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아프리카의 대통령이 오더라도 역시 대북정책을 지지합니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는 한국의 대북정책은 미국하고조차 마찰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세계로부터 지지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대북정책이 지지받는다는 것은 북한에 대해서 한국의 입장을 강화시키는 데 결정적이고 아주 중대한 힘을 발휘합니다.

비록 우리가 대북정책을 실시해서 1년이 안되었지만 여러분이 보시다시피 남북간에 관광선이 왔다갔다 합니다. 한국의 기업들이 북한에 가서 여러가지 개발을 시작할 것입니다. 작년 1년에 남북을 왕래한 사람들이 2,000명이 훨씬 넘습니다. 이것은 과거 9년 동안의 숫자보다도 많습니다.

그리고 4자 회담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7년 동안 중단되었던 판문점의 정전회담도 다시 하고 있습니다. 미·북간에 핵 문제, 미사일 문제에 대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고 일부 합의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북한도 헌법을 고쳤습니다. 북한의 헌법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원리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고치고 있습니다. 제한적이지만 농업의 사유화라든가, 상업의 허용, 사유재산, 그리고 경쟁, 원가계산, 이윤 등의 문제들이 포함된 헌법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작년에는 북한이 불과 10명만을 시장경제를 배우기 위해서 해외에 보냈는데 작년에는 110명을 UNDP(유엔개발계획)와 세계은행의 지원 속에서 자본주의 경제를 배우기 위해서 세계에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한편으로는 미사일을 발사하고 금창리 지하시설을 만들고 남한에 대해서 동서남 3방으로 간첩선을 침투시키고 하지만 또 이런 변화도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에서 남한에 대화를 제안한 것을 여러분도 신문을 통해서 보셨을 것입니다. 과거와 똑같은 면을 되풀이한 점도 있지만 변화된 면도 있습니다. 그 중에는 우리가 주장한 이산가족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지금 북한이 할 수 있는 둘 중에 하나는 남한에 대해서 이판사판으로 전쟁을 도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남한에게 큰 피해는 줄 수 있지만 북한은 완전히 괴멸입니다.

또 하나는 북한이 가능하면 개방해서 중국이나 베트남같이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그것을 북한은 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렇지만 잘못했다가는 체제가 무너지기 때문에 쉽게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심조심 하고 있습니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앞에서 말한 몇 가지 긍정적인 면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일어나고 있는 일들입니다.

우리는 또한 국내적으로 국가의 존립이 의심될 그런 정도의 위기를 맞이했었습니다. 대한민국은 파산 직전까지 갔었습니다. 내가 당선되었을 때 38억 달러밖에 가용외환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1년이 못 되는 작년 연말 우리는 500억 달러에 가까운 가용외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재작년까지 무역적자를 80억 달러 이상 내던 나라가 작년 1년 동안에 399억 달러의 흑자를 내었습니다. 외국인투자의 유치도 재작년에 60억 달러 유치했던 것을 작년 같은 그런 환경 속에서도 89억 달러를 유치했습니다. 금년에는 아마 150억 달러 정도 유치될 것입니다.

한국의 국제적 신임은 급속히 높아져서 투자부적격 나라로부터 투자적격 나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런 모든 것이 국민과 정부가 협력해서 모든 분야에서 노력한 결과인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외환위기에서 벗어나고 IMF도 이제 한국은 특별히 간섭할 필요가 없는 그런 성공적인 예로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도 빠릅니다. 아직도 문제가 많습니다. 작년 1년 우리는 테두리를 잡았지만 알맹이까지 다 채우지는 못했습니다. 하드웨어는 만들었지만 소프트웨어까지 완전히 채우지는 못했습니다. 그것을 금년에 해야 합니다.

이번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 경제의 지도자들이 모인 회의가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한결같이 한국 경제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도 한국이 앞으로 개혁에 성공하지 못하고 완성하지 못하면 다시 옛날의 위험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경고했습니다. 그것에 대해서 저는 아주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 있어서 우리들이 다시 사치나 낭비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모순된 이야기 같지만 외국으로 나가는 관광객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사치품 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의 현실로 보아서는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런 가운데서 4대 개혁을 줄기차게 추진했습니다. 국민총생산의 15%가 되는 64조원의 돈을 들여서 빈털터리 은행, 회수도 할 수 없는 부실채권을 가지고 있는 은행을 완전히 정상화시켰습니다. 그래서 우리 한국 금융기관은 다시 힘을 제대로 발휘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가지 저항을 무릅쓰고 정부는 굳은 결심으로 국가의 흥망이 여기에 있다는 생각으로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추진해서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고 외국도 그렇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정부도 공공부문의 개혁을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가지고 있는 23개의 국·공영 기업 중에서 11개를 우선 팔려고 내놓았고 이미 넘겨 준 기업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공공부문의 개혁을 인원의 정리와 더불어 실시하고 있습니다.

노사문제에 있어서도 노동자의 권익을 보장할 것은 보장하고 있습니다. 결코 과거와 같이 노동자를 억압하거나 탄압만 하지는 않습니다. 과거 정부가 인정하지 않았던 민노총의 합법성을 인정하고 교원노조도 인정하고 노동자들의 정치 참여도 인정하고 6급 이하 공무원들의 협의기관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많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하지만, 한편으로는 노동의 평화와 질서를 위해서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노동쟁의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로 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노동자들이 집회를 하겠다면 허용합니다. 시위를 하겠다면 보호해 주고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쟁의를 할 때에는 허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폭력을 할 때에는 정부는 단호한 태도로 이것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금융·기업·공공, 그리고 노동부문의 4대 개혁을 줄기차게 추진해서 결국 한국이 다시 국제적으로 신임을 확보하고 투자적격 국가로 돌아오게 만든 것입니다.

금년에도 우리는 더욱 노력을 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앞장서서 세계 속에서 한국을 알리고 우리나라의 물건을 팔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전력을 다해 주어야겠습니다.

우리는 21세기 문화·관광의 세기에 알맞은 나라입니다. 한국 국민은 교육수준이 높고 문화수준이 높은 국민입니다. 문화라는 것은 그 민족이 존립하는 가장 근본입니다. 문화가 약한 나라와 그런 민족은 도중에 전멸했습니다.

중국으로부터 문화적 영향을 받은 북방의 만족들, 몽골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중국화가 되었습니다. 몽골도 많이 중국에 흡수되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으로부터 똑같은 문화의 영향을 받았지만 우리 한국은 결코 중국화되지 않고 지금 7천만의 대민족이, 세계 12번째의 대민족이 한반도에 남아 있습니다.

우리 한국은 중국의 문화를 받았지만 그것을 우리 문화로 재창조하여 중국과 구별되는 문화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세계 문화를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일본 문화를 받아들이도록 개방하고 있습니다. 문화 폐쇄주의나 문화 쇄국주의는 남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해치는 것입니다.

우리 한국 국민은 세계 어느 문화를 받아들이더라도 그것을 ‘내것’으로 재창조할 그런 능력과 힘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문화도 자신있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만히 있어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고 우리 문화를 세계에 보급시키는 가운데 우리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는 그런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한 창구가 여러분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우리나라가 금년에는 중대한 시점에 처해 있지만, 이 고비를 넘기면 내년부터는 승승장구하여 세계 선진국가 대열에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아시고 세계에 나아가서 우리나라의 진실을 알려야 합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당당하게 개혁을 해나가는 우리의 현실, 개혁뿐 아니라 21세기를 향한 준비를 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세계에 알려야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림으로써 세계가 우리를 바르게 인식하는 동시에 많은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도록 노력을 해 주어야겠습니다.

여러분이 하고 있는 일이 국가를 위해서 대단히 막중하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자제분들을 데리고 해외에 나가거나 혹은 여기에 두고 나가거나 여러가지 부담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그런 분야에서도 될 수 있으면 여러분의 생활이 안정되고 또 자식들의 장래에 대해서 좋은 환경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저는 여러분의 자식들이 해외에 나가 있다면 어렸을 때부터 21세기가 원하는 세계인이 되는 훈련을 받고 있다는 그런 면에서 이것은 대단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현지에서 현지 말을 배우도록 하고 현지 친구들을 사귀도록 해서 세계를 알 수 있는 교육도 겸하면 어떻겠는가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고 앞으로도 여러분이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