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권선언 50주년 기념 축하 메시지 - 1998. 12. 8

인권은 인류보편의 가치

세계인권선언 채택 50주년을 기념하는 이 자리가, 21세기 세계가 한목소리로 추구할 인류보편의 가치로서 인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인류 역사는 권력으로부터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영웅적인 투쟁의 역사였습니다. 예수님을 비롯한 인류의 큰 스승들 역시 한결같이 인권의 소중함을 강조해 왔습니다. 나는 그 큰 성과 중의 하나가 바로 50년 전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세계 인권운동가 여러분을 위시한 우리 동지들의 지속적인 희생과 노력으로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보다 정의로운 세계’를 건설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새로운 세기를 눈앞에 두고 인권을 옹호하고 신장시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 역시 더욱 다양하고 광범위하며 진취적으로 경주되어야 합니다.

나는 21세기의 진정한 인권 개념은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 라는 의미로 정의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야만 종교・사상・인종・성에 기인한 차별로부터의 해방은 물론, 범세계적 문제로 등장한 테러・분쟁・빈곤・환경오염・대량살상무기 등으로부터 인간을 지키고, 나아가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권은 사상・정치・경제・안보를 비롯한 그 어떤 이유로도 유보될 수 없는 권리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아울러 인권의 소중함을 교육하는 일에 전력을 다해야 하며, 실제 생활 속에서 인권을 소중히 여길줄 아는 인권문화의 풍토를 만들어야 합니다.

나는 지난 40년간 독재자의 박해를 받으며, 다섯번의 죽을 고비와 6년의 감옥살이, 10년의 망명과 연금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인권을 위해 싸워 왔습니다. 그런 내가 오늘의 이 기회를 빌려 남은 여생을 바쳐서 인권옹호와 신장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밝히는 것이 여러분에게 작은 힘이 되길 바랍니다.

끝으로 세계의 모든 인권운동가 여러분에게 동지적 유대와 따뜻한 우의를 전하는 것으로 그 노고에 감사하고자 합니다.

자료출처: 김대중대통령연설문집. 제1권/ 대통령비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