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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무역의 날 연설 - 1998. 11. 30 수출은 우리 경제 도약의 견인차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603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기업과 무역 관계자 여러분!

오늘 제35회 무역의 날을 맞아 지구촌 곳곳의 수출전선에서 불철주야로 애쓰시는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며,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오늘, 수출에 기여한 공로로 영예로운 상을 받으신 수출유공자 여러분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부터 1년 전 우리는 국가부도의 위기를 맞아 IMF의 구제금융을 받아야만 했으며, 우리 국민은 큰 고통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고, 모두가 힘을 합쳐 위기를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 결과 희망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작년 말 불과 43억 달러밖에 되지 않았던 외환 보유고가 이제 460억 달러를 넘어섰고, 환율과 금리를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가 안정추세에 들어섰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금융・기업・노동・공공부문 등 4대 개혁 역시 성과있게 추진되고 있으며, 획기적으로 개선된 외국인 투자환경과 규제개혁은 경제활동 전반에 활력을 주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정부에서 추진중인 경기활성화 시책은 내년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는 400억 달러라는 사상 유례가 없는 무역수지 흑자로 일본・독일・중국에 이어 세계 4위의 흑자국이 될 전망입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처음 무역흑자를 기록한 지난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간에 걸친 무역흑자 합계의 두배가 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무역인 여러분이 흘린 땀의 성과가 값진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점도 아주 크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러한 흑자요인의 대부분이 경기 침체로 수입이 급격히 줄어든 데 크게 기인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수출은 물량에 있어서는 전년에 대비해서 큰 차가 없지만 가격면에서는 상당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무역 관계자 여러분!

수출은 외국인 투자유치와 함께 우리 경제의 회복을 앞당기는 가장 중요한 촉진체입니다. 저는 수출의 지속적인 확대야말로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산업기반을 유지하며 일자리를 창출하여 우리 경제를 새로운 도약의 길로 이끌 수 있는 견인차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가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로 성장할 수 있게 된 것도 수출에 힘입은 바 큽니다. 그런 우리에게 지금의 ‘국경없는 WTO시대’ 는 오히려 무역입국의 호기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달러화・국제금리・국제원자재가격의 하락 등 이른바 ‘신3저(新3低)’ 라는 우리에게 유리한 무역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의 세계적인 경제침체 극복을 위한 프로그램들과 IMF・IBRD 등 국제기구들의 아시아 경제 회복을 위한 노력들이 진행중에 있습니다.

저는 지난 4월 ASEM (아시아・유렵정상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6월의 미국과 10월의 일본 방문을 거쳐 최근의 중국방문과 APEC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회의 참석에 이르기까지 연이은 해외 정상외교를 통해, 우리의 경제회복을 위한 협력을 국제사회에 요청하였습니다.

미국은 한국의 수출촉진을 위한 금융지원을 제공하였고, 일본・중국과는 우리와 상호 무역확대를 위해 협력키로 합의했습니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저는 세계경제의 침체를 해소하기 위한 선진국과 개도국 공동의 내수 확대 정책을 제의하여 큰 호응을 얻은 바도 있습니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번 방한에서도 다시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계속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무역을 확대하고 경제를 회복할 수 있는 주위 여건들은 모두 갖추어져 있는 것입니다.

기업과 무역 관계자 여러분!

남은 것은 우리의 노력뿐입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높아져 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가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노력해야 합니다. 가장 값싸고 가장 질 좋은 상품으로 세계와 경쟁하여 승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근로자들도 “내가 만든 제품 하나하나가 내 일자리를 지킬 뿐 아니라, 나라경제를 위기에서 건져내는 밑거름이 된다” 는 사실을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정부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기업인과 무역인 여러분의 수출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선정부는 ‘신3저’ 라는 오늘의 무역환경을 적극 활용하는 수출증대방안을 마련하여, 무역수지 흑자기조가 확고히 정착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WTO 등 국제규범과 국내금융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무역과 관련된 금융애로를 해소하는 데 최대한 노력할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의 주요 수출품목에 대한 반덤핑 제소 등 강화되는 외국의 수입규제에도 적극 대응할 것입니다.

21세기 지식산업사회를 앞두고 우리의 수출역량을 더욱 증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수출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의 지식집약적인 신산업 중심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정부는 앞으로 첨단기술의 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기존의 장치산업과 경공업을 전문화하고 고부가가치화하여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집중 투자 할 것입니다. 특히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에 힘쓰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며, 수출중심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도 꾸준히 강화해갈 것입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기업인 여러분!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기업의 과감한 구조조정 없이는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바꿀 수 없으며, 기술개발은 물론 기업 스스로의 생산성과 효율성의 제고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번 말레이시아 APEC 정상회의에서도 경제회복을 위한 경제개혁 등 자구노력을 열심히, 그리고 빨리 하는 나라를 우선 지원한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들도 우리의 개혁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우리 기업의 구조조정이 미진하다는 점을 한결같이 지적한 바 있습니다. 기업인들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은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감한 기업개혁만이 기업이 살고 우리 경제가 사는 길입니다. 특히 대기업 관계자 여러분이 이 점을 각별히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기업과 무역 관계자 여러분!

아직도 고통의 길은 험난하지만, 희망의 여신은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35년 전 척박한 땅 위에 수출로 경제성장의 터전을 일구었듯이, 이제 국가경제의 회생과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위해 무역입국의 결의를 새롭게 다짐합시다. 우리 후손들에게 세계시장을 개척한 자랑스러운 조상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다함께 노력합시다.

다시 한번 국난극복의 선두에서 일하시는 기업인과 무역인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 여러분 모두에게 발전과 행운이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자료출처: 김대중대통령연설문집. 제1권/ 대통령비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