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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회 연설 - 1998. 10. 8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동반자 관계 구축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7,190  

일본 국회 연설 - 1998. 10. 8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동반자 관계 구축

존경하는 사이토 주로 참의원 의장과 이토 소이치로 중의원 의장,

그리고 참의원과 중의원 의원 여러분!

나는 오늘 일본 민주주의의 본산이자 유서 깊은 역사의 현장인 국회 의사당에 서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25년 전 도쿄 납치사건과 1980년의 사형선고를 비롯한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생명을 잃을 뻔 하였던 내가, 이제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되니 감개무량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나는 나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자 긴 세월 동안 힘써 주신 일본의 국민과 언론, 그리고 일본 정부의 은혜를 결코 잊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일본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 여러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게 되어 나의 오랜 숙원이 풀린 것 같아 기쁘기 한량 없습니다. 일본 국민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나는 지난 반세기 동안의 정치역정에서 다섯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6년을 옥중에서 보냈으며, 10년 이상 가택연금과 망명생활을 강요당했습니다. 나는 폭력을 일삼던 군사독재와 온몸으로 싸우면서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기적은 기적적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한국의 민주화, 특히 한국 헌정사상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는 한국 국민의 피와 땀에 의해 이루어진 기적입니다. 우리 국민과 나는 이처럼 값지게 얻은 민주주의를 흔들림없이 지켜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일본은 흥망성쇠의 근대사를 거치면서 이제 세계의 중심국가로 우뚝 섰습니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으로 독자적 근대화에 성공했고 서구의 문물을 수용하여 큰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일본은 제국주의와 전쟁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일본 국민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의 국민들에게 큰 희생과 고통을 안겨 주었습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은 달라졌습니다. 일본 국민은 땀과 눈물을 바쳐 의회 민주주의의 발전과 함께 세계가 놀랄 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일본은 아시아 각국의 국민들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의 길을 보여주게 된 것입니다.

지금의 일본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세계 최대의 경제 원조국으로서 자신의 경제력에 상응하는 국제적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류 역사상 최초로 원폭의 피해를 체험한 일본 국민은 변함없이 평화헌법을 지켜왔고, 비핵 평화주의의 원칙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렇듯 전전(戰前)의 일본과 전후(戰後)의 일본은 참으로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나는 전후의 일본 국민과 지도자들이 쏟은 피땀어린 노력에 대해 깊은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우리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에는 아직도 일본에 대한 의구심과 우려를 버리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 스스로 과거를 바르게 인식하고 겸허하게 반성하는 결단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의혹과 불신이 존재한다는 것은 일본을 위해서나 아시아 각국을 위해서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과거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반성하는 도덕적 용기를 지난 수많은 일본의 민주시민들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참으로 길고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양국은 1,500년 이상이나 되는 교류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반도로부터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한・일 양국은 다같이 우랄 알타이 계통의 언어를 쓰고 있으며, 불교・유교의 문화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도쿠가와’ 300년의 쇄국시대 당시에도 일본은 한국과 많은 왕래를 했었습니다.

그에 비해 역사적으로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불행했던 것은 약 400년 전 일본이 한국을 침략한 7년간과 금세기 초 식민지배 35년간입니다. 이렇게 50년도 안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또한 이는 그 장구한 교류의 역사를 만들어 온 우리 두 나라의 선조들에게, 그리고 장래의 후손들에게 부끄럽고 지탄받을 일이지 않겠습니까?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우리 두 나라 사이의 교류와 협력은 비약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제는 서로에게 필요불가결한 동반자적 관계로 발전한 것입니다.

1965년 당시 2억 달러에 불과했던 우리 두 나라 사이의 무역규모는 작년엔 430억 달러를 달성함으로써 무려 200배 이상이나 늘어났습니다. 작년 한해 동안에만 167만명의 일본 국민이 한국을 다녀갔고, 112만 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또한 우리 양국은 안보상의 이해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 양국간에 오고간 엄청난 인적・물적 교류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고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도도한 흐름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가야 할 두 나라의 끊을 수 없는 인연입니다.

이제 한・일 두 나라는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를 맞이했습니다. 과거를 직시한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고, 미래를 지향한다는 것은 인식된 사실에서 교훈을 찾고 보다 나은 내일을 함께 모색한다는 뜻입니다.

일본에게는 과거를 직시하고 역사를 두렵게 여기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고, 한국은 일본의 변화된 모습을 올바르게 평가하면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나는 오늘 오부치 총리대신과 정상회담을 통해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선언을 함께 발표했습니다.

일본은 이 공동선언을 통해 과거에 대한 깊은 반성과 사죄를 표명하였고, 나는 이를 양국 국민간의 화해와 앞으로의 선린우호를 향한 일본 정부와 국민의 마음의 표현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나는 이 선언이 한・일 양국 정부간의 과거사 인식문제를 매듭짓고, 평화와 번영을 향한 공동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하는 바입니다.

나는 먼저 새시대의 한・일 우호관계를 보다 증진시키기 위해 일본 대중문화의 한국 진출을 단계적으로 개방할 것입니다. 문화는 상호교류하면서 발전한다는 것이 나의 소신입니다. 국교 정상화 후 30여 년이 지나 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일본 대중문화 개방의 첫발을 내딛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위해 그 상정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청소년간의 교류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양국 국민간의 교류를 활발히 추진하는 것이 참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양국간에는 이미 학자들의 역사에 대한 공동연구를 비롯하여 예술인과 시민단체,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들간의 교류가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만나면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또 이해하면 서로 믿고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2002년 월드컵 대회는 양국 국민들간의 단합된 힘과 우호를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서로 합심하여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되면, 21세기 우리 두 나라 국민들간의 우호와 친선은 더욱 공고해질 것입니다. 나는 이 대회가 1억 7,000만 한・일 양국 국민들 모두가 협력하는 우정의 축제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는 바입니다.

나는 또한, 60만 재일한국인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분들이 앞으로 일본사회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과 사회적 분위기가 보다 개선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특히 지방 참정권의 획득이 조기에 이루어진다면 재일한국인만이 아니라 한국 국민도 크게 기뻐할 것이며, 세계 또한 일본의 이러한 열린 정책을 적극 환영해 마지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많은 동서양의 식자들이 ‘아시아적 가치’ 라는 것을 말하면서 아시아에서는 서구식 민주주의가 적합치 않다거나 시기상조라는 말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주장은 권위주의적 통치와 관치경제를 합리화하는 데 쓰여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분명한 오류입니다. 아시아에도 서구 못지않은 인권사상과 국민주권의 사상이 있었으며 그러한 전통도 있었습니다.

맹자는 “임금은 하늘의 아들, 즉 천자다. 천자는 하늘의 뜻에 따라 백성에게 선정을 베풀 책임이 있다. 만일 이를 거역하고 백성에게 악정을 한다면 백성은 하늘을 대신해서 일어나 그 천자를 몰아낼 권리가 있다” 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는 서구 근대민주주의의 기초를 세운 존 로크보다 2,000년 전에 이미 맹자가 주장한 사상인 것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부처님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 했으며, ‘일체중생이 평등하다’ 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우리 한국에도 그러한 전통이 있었습니다. 동학이라는 민족종교의 창시자들은 “사람이 곧 하늘이다(人乃天)”, “사람 섬기기를 하늘같이 하라(事人如天)"고 했습니다.

이러한 인권과 국민주권의 사상만이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많은 제도들도 있었습니다. 다만 근대민주주의의 제도를 서구가 먼저 발견한 것입니다. 물론 이는 천재적인 발견이었지만, 그러나 발견은 어디까지나 발견입니다. 서구의 강물에 설치된 수력발전기에서 전기가 생산되듯이 같은 발전기를 아시아의 강물에 설치해도 전기는 생산됩니다. 우리 아시아에 있어서도 민주주의는 본질적인 것이었습니다.

지금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는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나는 이러한 위기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특히 한・일 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를 증진 시키는 데 모범이 됨으로써, 정치・경제적으로 아시아・태평양시대를 선도하는 주역이 될 수있다고 확신합니다.

또한 한・일 양국은 아시아 지역의 인권과 민주주의 신장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아울러 환경, 마약, 빈곤문제 등 법세계적 과제에 있어서도 우리 두 나라는 서로 협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동북아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역동적인 역사의 현장입니다. 현 단계에서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열쇠는 한반도에 평화를 뿌리내리는 것입니다. 나는 한반도에서는 통일에 앞서 남북한간의 평화와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취임과 동시에 새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세 가지 원칙을 발표했습니다.

첫째는 북한의 어떠한 군사적 위협이나 무력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둘째, 우리는 북한을 해치거나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셋째, 남북간 화해와 교류・협력을 통하여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개선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이러한 대북정책에 대해 한국 국민은 물론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가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나는 확고한 안보태세를 바탕으로 한 남북한 화해와 협력의 증진은 궁극적으로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최근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실험을 통해 중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미사일 개발능력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사실에 대한 일본 국민의 충격과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이럴 때일수록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이 함께 협력하여 튼튼한 대 북한 공조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북한을 상대함에 있어 우리는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단호한 안보태세와 함께 인내와 포용의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고립되었을 때의 북한이 가장 위험한 존재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는 1970년대 중반 이래 힘을 바탕으로 미국이 추진한 ‘데탕트 정책’ 이 소련을 위시한 공산권의 변화를 가져온 것에서 교훈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일본이 중국에 대해서 취한 정경분리와 국교 정상화의 결단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한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나는 일본이 한국・미국과 함께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사업의 주요 참가국으로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우리 민족은 지난 반세기 동안 조국의 분단과 동족상잔의 전쟁이라는 쓰라린 경험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 한국 국민은 결코 좌절하지 않고, 1948년 건국 이래 네 가지의 큰 과업을 수행해 왔습니다.

첫째는 공산주의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UN감시하에 압도적인 국민이 참가한 민주선거를 통하여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것이고, 둘째는 건국한 지 불과 2년만에 일어난 북한 공산주의자의 남침을 수백만의 희생을 치르면서 격퇴한 것입니다. 그리고 셋째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다시 일어나 세계 11번째 규모의 경제대국을 이룩한 것이고, 넷째는 밑으로부터의 운동에 의해 한국 국민 자력으로 민주정부를 실현시킨 것입니다.

그러나 급속한 산업화와 고도성장 과정에서 정경유착과 관치금융이 팽배하였고, 세계경제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결과, 마침내 외환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지금 전면적인 경제구조 조정에 따른 고통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19일 내가 당선되었을 때 우리나라의 총외채는 1,55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그중 당장 갚아야 할 단기외채가 230억 달러였던 데 비해 외환보유고는 불과 38억 달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국가파산의 위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도움이 참으로 컸습니다. 일본은 우리의 단기외채 연장에 있어서 그 3분의 1이 넘는 79억 달러를 중장기 외채로 전환시켜 주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협력을 해준 것입니다.

‘어려울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 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는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일본의 적극적이고 성의가 담긴 협력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지금 우리 한국 국민은 하나가 되어 경제난국의 극복을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가용외환보유고는 상당한 정도에 이르렀고, 외국의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도 금융・기업・노동, 그리고 공공부문에 대한 개혁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와 한국 국민은 현재 추진중인 개혁을 반드시 성공시켜 경제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고자 모든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한국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이 외국으로부터의 투자입니다. 우리 정부는 외국투자가가 국내투자가와 동일한 조건하에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법률을 과감히 개선하였습니다. 한국은 지금 외국투자가들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나는 우리 한국 국민에게 “외국자본도 우리나라에 투자하면 우리 기업이다. 지금은 자본소유주의 국적이 문제가 아니라, 그 기업이 어디에 투자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제는 외국자본을 환영하고 적극적인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설득해 왔습니다. 나는 일본의 투자가들이 이러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믿고 한국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줄 것을 기대합니다.

세계경제와 아시아 경제에 있어 일본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나는 일본의 구조개혁과 내수진작 노력이 성공을 거두어 일본 경제가 조속히 회복되고, 아시아 경제위기 극복의 견인차가 되어 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우리 두 나라는 모두 막강한 인적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두 나라에는 문맹률이 ‘제로’ 에 가까우며 높은 교육수준과 근면성을 지닌 국민이 있습니다. 또한 동양과 서양의 문화에 대해 깊고 균형 잡힌 식견을 가지고 있는 지식인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서구에서 시작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자기의 토양에 뿌리내리게 한 정・재계의 지도자들이 있습니다.

우리 양국이 좋은 이웃, 좋은 친구로서 함께 손잡고 21세기를 개척해 나가는데 극복하지 못할 장애는 없을 것입니다. 오직 두 나라 정부와 국민의 강력한 실천의지가 요청될 뿐입니다.

1,500년에 걸친 한・일 교류의 역사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 양국은 깊고도 오랜 교류의 역사만큼이나 폭넓고 활발한 협력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세계화를 지향하는 우리 모두의 미래는 양국 국민의 우호와 친선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나의 일본방문이 이러한 양국의 국민적 기대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21세기의 한・일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튼튼한 초석이 될 것을 바라 마지않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료출처 : 김대중대통령연설문집. 제1권/ 대통령비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