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Home 김대중 대통령 주요저작(강연)
 
일본 경제단체 공동주최 오찬 연설 - 1998. 10. 8 외국인의 투자환경 획기적으로 개선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808  

일본 경제단체 공동주최 오찬 연설 - 1998. 10. 8

외국인의 투자환경 획기적으로 개선

이마이 다카시 경제단체연합회 회장님, 네모토 지로오 일본경영자단체연맹 회장님, 우시오 지로오 경제동우회 대표간사님, 이나바 코사쿠 일본 상공회의소 회장님, 무로후시 미노루 일본무역협회 회장님, 후지무라 마사야 일・한경제협회 회장님, 그리고 일본 기업인 여러분과 귀빈 여러분!

먼저 한국의 외환위기와 관련해 일본 정부와 재계가 보여주셨던 성의있는 협력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당시 중장기자금으로 전환된 우리의 단기외채 217억 달러 중 일본자본은 무려 37%에 달했습니다. 외채연장에 앞장서 주신 일본측의 적극적인 지원을 참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제위기는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었습니다. 우리 한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그 위기의 원인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함께 발전시키지 못한 데 있습니다. 이로 인한 정경유착이나 관치금융이 시장경제의 발전을 저해했고, 부정부패는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방해했습니다.

권력과 유착하여 외형적 팽창에만 주력해 온 기업들로서는, 부동산의 거품이 빠진데다 WTO체제의 무한경쟁이 겹침으로써 살아남기 어렵게 된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관권의 개입으로 시장경제질서가 왜곡된 결과 대기업과 금융기관의 부실이 초래됐고, 부실화된 기업은 외국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도 없었으며, 채무를 갚을 수도 없게되었던 것입니다. 외환위기는 당연한 귀결이었습니다.

이제 우리 한국은 현재의 위기를 개혁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비록 개혁의 고통이 크지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해서 발전시킴으로써, 세계적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는 체질로 바꾸지 않으면 안됩니다.

일본 기업인 여러분!

일본 경제가 위축됨으로써 아시아 경제는 더욱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아시아 경제위기는 일본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간 일본은 아시아 경 발전에 있어서 하나의 귀감이 되어 왔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은 세계시장을 겨냥한 경제발전전략으로 실제 고도성장이라는 성공을 거두기도 하였습니다. 오늘날 경제 위기에 직면한 아시아 각국은 물론 온 세계가 일본 경제의 조속한 회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본경제는 기술력과 경영효율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인 민간기업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이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금융경색을 해소하고, 민간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내수진작에 성공한다면, 아시아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의 회복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일본이 위기상황에 처해있는 아시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시점입니다.

일본 경제가 아시아 경제재건을 뒷받침하고, 아시아 경제가 일본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그런 역내 협력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 함께 지혜를 모아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 모두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경제협력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하여 수년 전부터 세계의 석학들이 예견했던 21세기 아시아・태평양시대의 도래가 올바른 예측이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것입니다.

기업인 여러분!

나는 현재 오붙이 총리 내각이 추진하고 있는 일본의 경제개혁과 내수진작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 아시아 경제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일본의 시장개방과 내수의 확대,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기술이전과 자본협력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아시아 경제가 다시 일어서면, 일본을 위한 더 크고 활기찬 시장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국제금융질서를 불필요하게 교란시키는 투기성 국제금융자본에 대해서도 함께 협력하여 대처해 나가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한국과 일본간의 진정한 경제협력이 아시아 국가들간의 협력에 하나의 모범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첫째 한・일간 무역관계에 있어서는 수입억제를 통한 축소균형이 아니라 수입과 수출을 함께 늘려나가는 확대균형방식으로 양국간 무역불균형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우리 한국은 내년 6월까지 일본상품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기로 하고 단계적 행동에 들어갔습니다.

한편으로 나는 양국간 기술・문화교류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일본공과대학에 한국 젊은이들을 유학시키는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계획에 대해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양국간 경제협력의 폭을 확대하고, 두 나라 국민 상호간의 이해와 신뢰증진을 위해서 나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일본 기업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어야 하고, 한・일 기업간의 전략적 제휴가 확대되어야 합니다. 특히 지금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조선 등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의 가격경쟁을 지양하고 상호 지분투자, 기술제휴, 공동연구개발등 전략적 협력관계를 모색할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우리 두 나라 간에 논의되고 있는 ‘한・일 산업문화교류제’ 와 ‘민관 합동 투자촉진협의체’ 구성 등 한・일간의 다각적인 협력방안에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에 관한 한, 1998년 현재의 한국은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업종에서 외국인 투자가 자유화되었고, 금융상품에 대한 외국인 투자한도 역시 없어졌습니다. 나아가 외국인에 의한 기업의 인수・합병도 전면 허용했으며, 부동산에 대한 외국인 소유제한을 사실상 완전히 폐지했습니다.

또한 이번에 재정된 ‘외국인 투자촉진법’ 이 본격 시행되는 다음달부터는 외국인의 대한 투자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외국인 투자에 대하여 한국 국민이 품어왔던 불편한 감정도 오히려 이를 환영하는 쪽으로 인식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일본 기업이 대한 투자의 장애물로 여겨왔던 노동문제와 관련해서도 노사정 대표들로 구성된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을 밝힙니다. 노사정 합의에 의하여 ‘정리해고제도’도 도입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노사관계법과 제도를 정착시키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기반기술과 근면한 근로자를 비롯한 우수한 인적자원, 그리고 잠재력이 풍부한 내수시장은 외국인 투자자에 많은 이윤을 보장해 줄 것입니다. 특히 금융과 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강화될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일본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나는 지금이야말로 일본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해야 할 최적기라고 생각합니다. 근검절약, 상호부조, 자기희생과 겸양 등 양국 국민 모두가 갖추고 있는 덕목들은 우리 두 나라간의 경제협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자리를 함께 하신 일본 기업인 여러분!

한국과 일본은 지금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나는 우리 양국이 경제적으로 긴밀히 협력하여 오늘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공동번영의 시대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나는 한국 정부를 대표하여 양국 기업들간의 협력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약속드립니다.

1,500년에 걸친 한・일 양국간의 우호와 협력의 역사가 이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시대를 맞아, 경제협력을 포함한 우리 두 나라의 전면적인 협력으로 발전하는데

여러분이 앞장서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자료출처: 김대중대통령연설문집. 제1권/ 대통령비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