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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자회견 서두말씀 - 1998. 9. 28 국난극복의 진정한 힘은 신념과 용기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694  

경제기자회견 서두말씀 - 1998. 9. 28

국난극복의 진정한 힘은 신념과 용기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가정에서 직장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특히 가장이 직장을 잃고 실의에 젖어있는 가족들은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나라살림을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예부터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고 하는 말이 있듯이 추석은 풍요와 결실의 명절입니다. 그러나 올 추석에는 그런 넉넉함을 찾아보기 힘들어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나라의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국민 여러분의 생활이 매우 힘든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하느라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과연 잘 참고 이겨내면 진짜 좋아질 수 있는 것인지, 언제쯤이면 우리 경제가 살아날 수 있겠는지를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는 대통령으로서 이러한 국민의 궁금증과 걱정을 풀어드리고자 마련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우리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주어진 여건에서 열심히 노력해 왔고, 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작년 외환위기를 맞을 당시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장 나라가 파산한다고 걱정했습니다. 우리나라 총외채가 1,500억 달러가 넘었고, 당장 갚아야 할 외국 빚이 230억 달러나 되는데, 그때 가지고 있는 외화는 38억 달러밖에 안됐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결국 이겨내지 않았습니까?

그동안 우리 모두가 노력한 결과 지금은 외환보유고가 사상 최대인 440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나서 외환위기 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30%대를 넘나들던 금리도 잡았습니다. 1,900원대의 환율과 치솟던 물가도 이제 안정되고 있습니다. 한달에 3,000개 이상씩 쓰러지던 부도기업의 숫자도 줄고 있습니다.

이렇듯 금리・환율・물가 등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가 안정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우리 경제가 되살아 날 수 있는 희망이 보인다는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여러분을 제일 힘들게 하는 것이 불경기와 실업문제일 것입니다. 아마도 추석 때 가족들과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아마 “누구누구는 부도가 났다더라” 또는 “누구네집 아들은 대학졸업을 하고도 취직을 못했다더라” 하면서 서로 걱정을 나누게 될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올 겨울이 무척 춥다는데 겨울 날 일이 정말 걱정이다” 라는 말도 할 것입니다.

사실 우리 경제는 아직도 많이 어렵습니다. 투자와 소비가 줄고 있고, 7월까지 255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던 수출도 상승세가 주춤거리고 있습니다. 더구나 실업에 대한 불안이 계속 남아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 여러분께서는 우리가 왜 이 지경이 되었는가를 돌이켜보면서,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저와 정부를 믿어 주셔야 합니다. 위기를 극복하는 열쇠는 그 무엇보다도 확고한 믿음과, 또 그 믿음 위에서 함께 단합하는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 경제의 근본을 고치고, 당장의 국민경제생활을 활성화하는 것, 이 두 가지에 중점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려고 합니다.

그 첫번째가 금융・기업・노동・공공부문 등 지금 추진하고 있는 4대 개혁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완수하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국민의 생활이 나아지고, 실업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를 근본에서부터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까지 이러한 경제구조 조정을 위한 4대 개혁에 온 힘을 기울여 왔던 것입니다.

우선 금융개혁에 있어서는 이미 부실은행을 과감히 정리했고, 남아 있는 은행들도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은행의 부실은 바로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고객인 국민을 위해서 자신들의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고, 또 정부의 노력에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기업개혁도 큰 줄기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5대 그룹의 경우, 늦어도 금년 12월까지는 구조조정을 마무리짓도록 할 것입니다. 실제 국민과 외국에서는, 우리 대기업들이 정말로 과거의 잘못을 통감하고 과감한 구조개혁을 하느냐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2월 정부와 재계가 합의한 다섯 가지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서 대기업 스스로가 강도높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노동분야의 개혁도 많이 진전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어려움도 있었습니다마는 우리 노사정이 합의해서 이제 노동시장이 신축성 있게 운영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이해를 구하고자 하는 것은, 지금 노동계의 구조조정은 앞으로의 더 큰 실업과 기업도산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점입니다. 열손가락 중에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러나 전체를 살리기 위해 불가피하게 일부의 고통이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혁이 노동자의 실업과 소득감소라는 고통을 대가로 하고 있는 것이니만큼, 그 개혁의 성과가 우리 근로자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가도록 할 것입니다.

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도 금융기관이나 민간기업의 개혁에 뒤처지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이미 정부 각 기관의 조직과 인력을 축소했습니다만, 공기업의 민영화와 경영혁신을 통해서 다시는 방만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와 정부가 추진코자 하는 두 번째 중점사항은 바로 경기를 되살리는 일입니다. 정부는 앞서 말씀드린 4대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신속히 마무리하는 동시에, 효과 있는 경기진작책으로 불경기를 이겨나갈 것입니다.

경기를 다시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돈이 돌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번 주부터 정부는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부실채권을 본격적으로 매입해 주고, 또 증자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여기에다 금융구조 조정이 잘 마무리되어 은행들이 부실을 벗고 새로 태어나게 되면, 자금흐름이 정상화될 것이며, 이에 따라 돈이 충분히 공급되어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주게 될 것입니다. 금리도 더욱 낮추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정부 재정의 적자폭을 늘려서 경기를 진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이 재정을 가지고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사업과 정보화사업, 그리고 미래관련 산업에 집중투자함으로써 고용을 크게 늘려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서비스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이 부문에서의 고용도 늘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국내외 기업을 막론하고 그동안 기업활동에 지장을 준 각종 규제를 과감히 없앰으로써 기업이 자유롭게 경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제정한 것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에게 신뢰와 의욕을 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취임 초 여러분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금년은 매우 어려운 해가 되고 있습니다. 알고 겪는 고통이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더욱 힘들게 느껴지실 것입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주십시오. 저와 ‘국민의 정부’는 실업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당장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의료비와 자녀학자금 등 기본생활이 위협받지 않도록 성의 있는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멀지 않다” 는 말이있습니다. 구조조정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될 내년 중반부터 우리 경제는 다시 플러스 성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며, 재도약의 희망 속에 2000년을 맞이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예로부터 어려울수록 이웃과 나눌 줄 아는 민족이었습니다. 올 추석을 그런 넉넉한 마음으로 서로의 어깨를 다독거리며 다시 힘을 모으는 소중한 기회가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국난을 이겨낼 수 있는 진정한 힘은 바로 용기와 신념입니다. 국민 여러분 모두 용기를 잃지 마시고,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신념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추석명절을 맞아 국민 여러분 모두의 가정이 더욱 화목하고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국민여러분, 감사합니다.

자료출처: 김대중대통령연설문집. 제1권/ 대통령비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