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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초크 독일 대통령을 위한 국빈만찬 연설 - 1998. 9. 15 전쟁과 경제기적의 경험을 공유한 우방국가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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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초크 독일 대통령을 위한 국빈만찬 연설 - 1998. 9. 15

전쟁과 경제기적의 경험을 공유한 우방국가

존경하는 로만 헤어초크 대통령 각하,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나는, 독일 국민의 정신적 지도자이신 대통령 각하께서 ‘국민의 정부’ 의 첫 번째 국빈으로 방한하신 것을 우리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우리는 각하의 이번 방문이 한 세기가 넘는 한・독 우호관계의 내실을 더욱 굳게 다지고, 21세기를 열어갈 동반자로서 서로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나와 우리 국민은 독일에 대해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선 우리 두 나라가 전쟁의 참혹함을 겪었고, 분단의 아픔을 알고 있으며, 전쟁의 폐허에서 경제기적을 일으켰다는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와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독일 국민이 한국의 민주발전에 크게 기여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우리 국민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의 위업을 이루어낸 독일 국민은 우리에게 큰 감동과 교훈을 주었습니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날, 전 세계인은 자유민주주의 승리의 역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후 독일의 통일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분단극복에 대한 자신감과 새로운 각오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승리의 역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은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남북한간 화해와 협력에 있어서 소중한 길잡이가 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 두 나라 사이의 오랜 교류와 문화적 이해는 양국 국민간의 유대를 굳게 해주는 밑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30년 전 독일 땅에 우리 교민이 첫발을 내디딘 이래 현재 3만여 교민들이 독일사회의 어엿한 일원으로서 기여하고 있고, 많은 한국 학생들이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민간차원의 문화적・학술적・사회적 교류활동은 두 나라 협력의 소중한 자산이 되어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왔습니다.

대통령 각하!

다가오는 21세기는 격변의 시대입니다. 많은 석학들이 21세기의 변화에 대해 언급했지만, 각하께서 1997년 4월 베를린에서 ‘21세기를 열며’ 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명쾌하게 지적하신 대로, 격변하는 세계 속에서 비전을 가지고 끊임없는 의식개혁과 자기혁신의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낙오할 수밖에 없는 그런 변화의 시대입니다.

나는 이렇듯 전면적인 세계화와 정보화, 그리고 지식기반산업의 시대를 향한 급격한 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우리 두 나라간에 보다 긴밀한 협력이 펼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독일간의 유사한 역사에 기초한 경험의 교류와 협력은 두 나라 국민 모두에게 발전적 미래를 위한 다양한 기회들을 부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한국과 독일 두 나라는 아시아와 유럽의 협력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국간의 미래지향적 관계형성을 위해 나는 개인적으로 대통령 각하의 지도력에 큰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각하께서는 독일통일 이후에 발생한 과도한 사회복지 부담, 실업난과 늘어난 범죄 등 독일이 처한 문제들에 대해 그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는 지도력을 발휘하셨습니다. 또한 스페인 내전 당시의 ‘게르니카 폭격’에 대한 각하의 용기있는 사죄는 헤어초크 대통령 각하에 대한 나와 한국 국민의 기대를 크게 불러 일으켰습니다.

대통령 각하,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 한국은 정부수립 후 반 세기만에 여야간 평화적 정권교체를 실현했습니다. 그것은 어떤 고난 속에서도 자유와 민주주의의 대의를 잊지 않은 우리 국민의 위대한 승리였습니다.

이제 우리 한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인류가 만들어낸 긍정적 가치를 구현하는 모범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이 지금 새로운 출발선상에서 경제위기를 맞고 있지만 우리 스스로의 강한 자성과 함께, 각하께서 지적하신 의식개혁과 자기혁신의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정부는 물론 기업・금융・노동계를 망라한 모든 부문에서 과감한 개혁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나는 올해 초, 최악의 상황이었던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독일을 비롯한 우방국들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지원이 큰 힘이 되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에도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해 준 독일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지난 4월 런던 ASEM (아시아・유럽정상회의의) 결과에 따라, 투자조사단과 함께 오신 각하의 이번 방한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큰 격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국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해서 이미 외국인의 국내기업 주식취득 제한을 철폐하여 M&A를 전면 허용했습니다. 또한 외국인의 국내 토지취득을 자유화하고, 외국인 투자업종을 크게 개방했으며 ‘외국인 투자지원센터’를 설립했습니다. 나아가 이번 가을 국회에서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제정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좋은 투자환경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나는 방한하신 독일 기업인들이 매력적인 투자대상국으로서의 한국의 참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정부・기업・금융・노동 등 전 부문에 걸쳐 개방과 자율과 경쟁을 추구하는 한국의 역동적인 모습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내외귀빈 여러분!

나는 오늘 우리의 전통적 우방국인 독일의 헤어초크 대통령 각하를 맞이하면서 ‘어려울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 라는 속담을 되새기게 됩니다. 오랜 세월 동안 두 나라간에 쌓여진 신뢰와 우정은 어떤 어려움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귀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난 8월 말에 대통령 각하께서 우리 한국 교민들을 대통령궁으로 초청해 따뜻한 연회를 베풀어 주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우리 한국 국민은 각하의 그 마음을 깊이 간직할 것입니다.

이제 독일과 한국의 깊은 우정을 재확인하고, 우리의 동반자 관계가 다음 세기에도 더욱 굳건해지기를 기대하면서, 헤어초크 대통령 각하의 건강과 한국과 독일 두 나라의 무궁한 변영을 위해 다함께 축배를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자료출처: 김대중대통령연설문집. 제1권/ 대통령비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