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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방송의 날 자축연 연설 - 1998. 9. 2 방송의 역할과 사명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845  

제35회 방송의 날 자축연 연설 - 1998. 9. 2

방송의 역할과 사명

지금은 문자 그대로 방송이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시대입니다. 1,500만 대의 TV수상기를 위시해서 라디오가 수없이 보급되어 있습니다. 금년에 들어와서도 금모으기라든가, 수재민 돕기를 보더라도 알 수가 있습니다. 수재민 돕기에서 ARS로 1,000원씩 응모하는 데 100억 원에 달했습니다. 1,000만 명의 사람이 수재민을 돕기 위해 전화를 걸었습니다. 방송 3사가 해낸 것은 참으로 엄청난 것입니다. 물론 그 외에 거액을 기증해서 모금된 액수는 더 많습니다. 이렇게 방송의 영향이 1,000만 명의 사람을 순식간에 움직이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 대선을 볼 때 1992년 대선과는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1992년 당시에는 대통령 후보들이나 정당이 선거운동할 때 유세가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작년은 유세는 거의 볼 수가 없었고 방송에서의 토론이 선거를 아끌어 간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 다음 선거에는 그 힘이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방송은 나라를 일으킬 수도 있고, 또 나라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송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해도 조금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미증유의 국난에 처해 있습니다. 6・25 이후 최대의 국난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극복해서 우리 경제를 다시 되살리고,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튼튼히 뿌리 박고 21세기에 적응해 나아가는 제2의 건국을 이룩해 나가야 되겠습니다.

제2의 건국으로 단순히 오늘의 국난을 극복할 뿐 아니라, 세계일류국가의 대열에 동참하여야겠습니다. 국민이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방송이 격려하고 도와주고 때로는 계몽하는 역할을 해줄 때 우리나라의 장래에는 희망이 솟구칠 것입니다.

가장 어려운 때 굴복하지 않고 자기의 최선을 다한 민족에게는 반드시 미래의 광명이 있습니다. 우리가 다같이 합심해서 이 길로 나가는 데 있어서 방송 이상 효과적인 역할을 할 기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이 우리의 현실을 현실대로 보도하지만, 지나치게 어두운 면을 보도함으로써 국민이 좌절하고 실망하지 않도록 희망이 있는 면도 적극적으로 소개해야 할 것입니다. 거짓으로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대로 소개해야 할 것입니다.

쓰러지고 있는 기업들도 많지만, 아침부터 밤까지 공장을 돌려도 시간이 모자라는 기업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또 노사가 대립해서 싸우고 있는 곳도 있지만, 노사가 협력하여 자발적으로 임금을 삭감까지 해가면서 기업을 같이 살리고 있는 곳도 많습니다. 우리는 언론이 국민에게 어느 쪽으로 정보를 주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좌우된다는 것을 깊이 느껴야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업적을 세우고 많은 수고를 하신 방송, 이제 절대적인 영향을 갖는 방송 미디어가 앞으로 제2의 건국을 이룩하고 세계일류국가로 도약할 이 나라의 장래를 선도해 주실 것을 부탁합니다.

자료출처: 김대중대통령연설문집. 제1권/ 대통령비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