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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재외동포’ 접견시 말씀 - 1998. 8. 11 소수민족이 현명하게 살아가는 길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604  

‘자랑스런 재외동포’ 접견시 말씀 - 1998. 8. 11

소수민족이 현명하게 살아가는 길

지금 세계 각국을 돌아볼 때 우리는 좀 특별한 민족입니다. 우리는 미・일・중・러 4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세계 유일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이 네 나라에 우리 동포가 적게는 50만, 많게는 200만 이상 모두 500만이 넘게 진출해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 각국에 한국 사람이 나가 있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할 정도입니다. 중남미나 캐나다, 유럽 각국과 아프리카에도 진출해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서 기반을 잡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은 대단히 자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해외에 나갈 때마다 우리 동포들에게 “여러분은 이 나라에 와서 시민권을 가지고 살고 있는 이상 이 나라의 충실한 시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여러분은 뿌리가 있는 시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시민만이 존경받고 발전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을 보더라도 이태리계나 폴란드계 사람들이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한결같이 마국을 사랑하고 애국하면서도 자기들의 뿌리에 대해서는 긍지를 가지고, 그 문화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시민의 입장에서 자기의 모국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유대인입니다. 미국에 있는 유대인의 힘이 없었으면 오늘날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는 존재하기 어려웠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미국에 있는 유대인은 소수민족이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 하는 것을 우리에게 잘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대인들은 미국의 전체 인구로 보면 1백분의 1밖에 안됩니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계・언론계・학계・법조계 등 모든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철저히 미국 시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하면서 유대인으로서 자기의 뿌리인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다는 정체성 속에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볼 때 지적능력이나 근면성에서 보면 유대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을 한국 사람들이 할 수 없다고 보지 않습니다. 다만, 미국에 살면 철저히 미국 사회에 협조하고 미국 사회에 어울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언어도 알아야 되고, 문화도 알아야 되고, 생활방식도 알아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1.5세・2세들과도 대화가 됩니다. 미국만이 아니라, 어디서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국난에 처해 있지만 경제규모가 세계 11번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거래가 행해지고 있습니다. 과거 정부가 해외에 있는 우리 교포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여러분의 자제들이 현지 국민으로서 완전한 자질을 갖춘 동시에 한국・일본 등 아시아의 문화에 숙달됐을 때, 자신도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고 한국에도 이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알기로 최근 미국에서는 많은 대기업들이 아시아 계통의 사람들을 채용하는데, “아시아의 언어를 어느 정도 하는가? 문화와 역사를 어느 정도 아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조건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도 여러분의 자제분들을 가능하면 한국에 보내 문화를 익히고, 한국의 친구들을 사귀어 자신들의 뿌리와 연결된 인물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여러분이 앞으로 한국을 왕래하고 한국에 있는 재산을 관리하는 데 과거보다 훨씬 더 편리하게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는 해외교포만이 아니라 입양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초청을 하기도 하고 돌보기도 해야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자료출처: 김대중대통령연설문집. 제1권/ 대통령비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