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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의 학술화, 보편화, 세계화: 김대중의 전집 출간에 부쳐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늘 저희 김대중도서관이 내년 8월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이하여 출간하려 오랫동안 준비해온, <<김대중전집>> 완간 사업의 현황과 <<김대중전집>>이 갖는 의미에 대해 감사(感謝)와 보고를 겸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출간되는 전직대통령 전집인 <<김대중전집>>은 전체 총 30권으로 간행될 예정입니다. 방대한 분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중 대통령 재임시기와 퇴임시기의 자료 (총 1250건)는 2015년 10월에 <<김대중전집>> 1부 전10권으로 이미 출간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작업 중인 대상은 대통령 당선 이전인 1997년까지로서 전 20권을 새로이 출간하게 됩니다. 새로 포함될 자료는 2000건에 달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김대중전집>>은 격동의 현대 한국 거의 전시기와 전영역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전집은 김대중을 통해 본 현대한국의 전체 모습인 동시에 김대중이 그려온 역사궤적이기도합니다. 그만큼 <<김대중전집>>은 양과 질 모두에서 매우 넓고 길며, 깊고 무거운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자료는 사실과 진실을 드러내줍니다. 자료는 또한 탐구의 기초 토대입니다. <<김대중전집>>은 우리가 그동안 몰랐거나, 잘 못 알고 있었던 수많은 내용들을 있었던 사실 그대로 알려줍니다. 그리하여 객관적인 역사복원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입니다. 역사는 무엇보다 엄정한 객관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대중의 사상과 활동이 실제 모습 그대로 복원될 것이며, 그를 통해 그의 참 영혼과 정신, 뜨거운 국민사랑과 애국심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초극의 인내, 설득의 예술, 정치의 참맛도 보여줍니다. 김대중 정치의 정수인 담대한 경쟁과 폭넓은 연합의 결단과 실행도 자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불의와 독재에 대한 불굴의 투쟁과 저항은 물론 적대자와 억압자들에 대한 너른 품새와 넉넉한 관용도 만나게 됩니다. 박정희와 김일성, 김영삼과 김정일과의 불꽃 튀는 국가전략과 대안 경쟁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최고 수준의 세계 및 국제지도자들과 조금도 낮거나 부족함이 없이 교류하는 한 탁월한 세계시민, 국제인, 세계지도자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내외귀빈 여러분

한 질의 전집은 한 생애 전체를 표상합니다. 한 명의 정치인 김대중의 성장과 정은 그 자체가 하나의 인간 드라마입니다. 공동체의 하나의 산맥입니다. 입지(立志), 국민사랑, 선거출마, 좌절, 의정활동, 민주화 투쟁, 납치, 사형선고, 망명, 민주정당과 민주주의 복원, 남북관계 대안제시, 냉전과 탈냉전,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 대통령, 국정운영, 남북정상회담, 노벨평화상 수상, 외환위기 극복, 국제교류, 그리고 수준 높은 정치철학과 이상까지... 언제부턴가 그는 우리들 삶과 우리공동체의 거의 모든 부면의 한복판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지지와 반대를 넘어 김대중은 우리였고 우리는 김대중이었습니다. 성공은 물론 실패까지도 포함하여 김대중은 우리들 지난날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우주(microcosm)로서 그 자체가 학문적 보고(寶庫)요 <<김대중 전집>>은 그를 위한 수원(水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전집을 통하여 만나는 김대중의 진면목을 통해 우리가 우리 시대에 대한 하나의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를 그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 실경산수화에 바탕해 언젠가 우리 후대들은 오롯한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를 완성해 영원한 역사 지평에 상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문적 차원에서 <<김대중 전집>>은 향후 현대 한국 연구 발전에 결정적인 곳집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조국의 현실 정중앙을 걸어갔던 김대중에 대한 연구 없이 한국전쟁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현대한국의 사상과 역사, 정치와 민주주의,경제와 복지·노동, 교육과 문화, 평화와 통일, 외교와 지정학과 국제관계, 여성과 청년, 정보통신과 IT발전을 연구한다는 것은 그 어느 영역도 불가능합니다. <<김대중 전집>>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수준 높은 김대중학을 개척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를 통해 연세대학교와 김대중 도서관은 보편적인 평화학·인권학·화해학·치유학·한국학에 대한 동아시아와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로서의 김대중 기록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현재와 미래에 주는 무게는 더욱 큽니다. 사람의 크기는 영향의 크기를 말합니다. 당분간 우리가 김대중만큼 큰 인물을 가질 수 없는 조건에서 그에 대한 학습은 곧 우리들 미래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과 준비를 의미합니다. 오늘의 국가지도자들과, 인재들이, 또 후대의 동량과 청년들이 이 전집을 통하여 나라 사랑의 마음과 깊이, 그리고 국정의 비전과 철학, 국가운영의 식견과 국량에 대해 배울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김대중은 나라를 사랑하고 운영하는 문제에 관한한 분명 하나의 전형이며 대저수지입니다. 어쩌면 전집이 갖는 가장 큰 의미일는지 모릅니다.

무엇보다 김대중 사례에 대한 탐구는 그 자체로 보편과 전체를 향합니다. 좁은 한국정치의 범주를 훨씬 뛰어넘습니다. 달리 말하여 그것은 ‘세계’에 대한 연구입니다. 냉전과 탈냉전에 대한 탐구입니다. 독재와 민주주의 경로에 대한 비교입니다.
민주화운동과 의회주의에 대한 성찰입니다. 시장경제와 복지체제에 대한 지향입니다. 탈식민 국가의 발전전략에 대한 고찰입니다. 평화와 공존에 대한 추구입니다. 민족주의와 국제주의에 대한 연결입니다. 이상과 현실의 조화입니다. 한마디로 한국과 세계의 보편적 인간문제에 대한 연구인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김대중 자료의 역사적 학문적 국제적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합니다.

이처럼 <<김대중전집>>은 학문적이고 현실적이며, 역사적이고 국제적인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희 김대중도서관은 남은 기간 동안 차질없이 준비하여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에 총 30권의 <<김대중전집>>이 완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대중 전집>>에 바탕해 머지않은 시기에 국문·영문·중문(中文) 김대중 선집을 포함한 국내외 선집출간도 추진되어야한다고 믿습니다. 나아가 저희는 소장 자료들의 디지털화를 통해 국민과 세계인들이 모두 김대중자료들을 함께 볼 수 있도록 하려 구상하고 있습니다.

내외 귀빈여러분

지난해 6.15 남북정상회담 기념식에서 저는 올해 김대중 도서관의 국제화 사업 몇 가지 목표를 보고 드린 바 있습니다. 첫째는 대통령의 영문자서전을 출간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대통령 이름을 건 정례강좌를 해외대학에 개설하는 것이었으며, 세 번째는 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대표하는 20세기 후반 세계의 3대 평화·인권지도자인 김대중-빌리 브란트-넬슨 만델라 국제공동학술회의와 연구를 본격 출발하는 것이 었습니다. 이 모두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였음을 말씀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고 영광입니다. 영문자서전은 세계최대의 출판사의 하나인 맥밀란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었고, 대통령께서 남북관계의 획기적 대안을 제시한 베를린 자유대학에 김대중연례강좌(Kim Dae-jung Annual Lecture)를 개설하였으며, 브란트 재단-만델라 재단과 함께 김대중-브란트-만델라 국제공동연구와 국제학술회의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런 국제적
학술담론 반열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지도자는 결코 흔치 않습니다.

위의 사업들 외에도 올해 김대중 업적과 유산의 국제 학술화는 그 무게에 비례하여 확대되었습니다. 한일관계의 획기적 전환점이었던 김대중-오부치(小..三) 선언 20주년 학술행사는, 이낙연 국무총리님의 적극적인 후원과 지도에 힘입어 양국의 당시 주요 관련인사 및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제주, 토쿄, 서울에서 세 번이나 개최 되었습니다. 또한 6.15기념행사에는 처음으로 저명한 노벨평화상 수상단체 세 기구의 동시 참여를 통해 한반도 비핵평화를 위한 기원과 촉구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내년 서거 10주기를 맞이해서는 서울시와 함께 세계적 수준의 대규모 [서울평화포럼]을 창립·개최하려는 더욱 큰 소망을 꿈꾸고 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수년 전 정부지원의 중단으로 인해 저희 도서관은 방대한 전집 편집과 출간 사업을 민간모금에 의존하여 진행해왔습니다. 여기에 계신 많은 후원자 여러분들께 진심어린 사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출간기금 마련에 앞장서주신 김성재 전집출간 후 원회장님의 헌신에도 감사를 표합니다. 이분들의 값진 후원이 없었다면 <<김대중전집>> 출간작업은 불가능하였을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도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15년 전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원을 신청하였을 때 법률과 절차에 따라 지원결정을 내려주신 당시의 결단이 아니었다면 오늘의 김대중 도서관의 모습과 활동은 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당시 “내 몸의 반을 잃은 것 같다” (가치와 영혼의 동반에게나 사용가능한 이 말은 처음 프리드리히 실러가 사망하였을 괴테가 했던 “내 존재의 절반을 잃은 것 같다”라는 유명한 말에서 연유합니다.) 고 하였을 때 그 말씀의 깊은 함의는 국가운영 철학과 방향은 물론 퇴임 이후의 협력문제에 까지 다다라 있었음을 저는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한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다른 어떤 인물보다도 방대한 역사자료를 남겼으며 김대중도서관은 대통령의 혼이 담긴 25만여점의 사료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김대중전집>> 출간도 이와 같은 자료가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전집 출간 이외에도 김대중을 역사에 온전히 기록하고 탐구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김대중도서관이 앞으로도 더욱 힘차게 맡겨진 과업을 수행해나갈 수 있도록, 그리하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기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지도와 도움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