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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평화센터 주요사업 6.15 남북정상회담 기념식(6.15 7주년 기념식)


  

김대중 대통령님, 이희호 여사님, 존경하는 신사 숙녀 여러분!

어제 제 생애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방문 소감을 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개성방문은 한마디로 마술처럼 신기하고 미스테리처럼 신비로운 여행이었습니다.

마술처럼 느껴진 이유는 개성공단을 보며 김대중 대통령님이 보여주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 포용과 화해의 비전을 실제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며, 미스테리하게 느낀 이유는 과거 87년, 97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개성공단 같은 일이 현실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남한 사람들과 미국인 등이 버스를 타고 DMZ를 통과, 남북 연결 철도 길을 따라 서로 대치중인 남북한 군인들을 여유롭게 지나쳐 남한의 700여명 공단 관리인들과 관계자들 그리고 북한의 15,000여 노동자들이 함께 일하는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는 과정 전체가 신기하고 신비롭게 느껴졌습니다. 한 때는 전쟁터였던 개성이 한국인들의 힘으로 이젠 평화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개성공단을 다녀온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성공단이 북한 사람들에게 시장과 민주주의 대해서 무엇을 말해줄 것인가?

개성공단의 의미는 무엇인가? 삶의 수준을 높이고 성공하는 기회이자, 보상인가? 아니면 단지 더 많은 상품의 생산만을 의미할까?

공단 노동자들은 그들의 관리인들에게 통제받고 있는가? 아니면 그들의 권리를 가진 존엄한 존재로서 존경받고 있는가? 다시 말해 개성공단에서 산업 민주화가 실현될 수 있을까? 이러한 민주주의가 북한 주민들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 있을까?

보다 현실적인 의문점도 생겼습니다. 북한의 선전영화에서 거리낌 없이 개성공단이 숙련된 노동력을 제공한다고 말한다면 북한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북한 주민의 달러 소지는 불법인데 어떻게 개성공단 내 북한 노동자가 달러만 받는 편의점에서 하이트 맥주를 사서 마실 수 있을까?

남한의 의사들과 북한의 간호사들이 함께 일하는 최신식 진료소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북한 의료진이 헌신적으로 운영하지만 첨단 장비나 약품은 턱없이 부족한 진료소가 있다. 만약 북한 주민 중 누군가 크게 다친다면 그를 어느 진료소로 보낼 것인가?

큰 불이 났는데 8명의 소방대원이 전부다. 이 불을 끄려면 개성공단 소방수들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개성공단을 둘러보며 과연 누가 이러한 질문을 던질런지, 그리고 누가 이러한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것인지 생각했습니다.

다시 한 번 이번 개성공단 방문은 마술처럼 신기하고 미스테리처럼 신비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공단의 존재 자체가 마술 같은 일입니다. 그러나 이 개성공단이 분단된 한반도를 경제적으로도, 정치, 사회적으로도 연결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은 분명 한국인들 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